▲522km를 완주한 채인석 시장
최규석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 멈춰 선 채인석 화성시장의 모자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안경에도 물방울이 잔뜩 어렸다. 채 시장은 안경을 벗어 수건으로 닦았다. 그의 옷은 아침부터 내린 비에 흠뻑 젖었다. 그 옷을 적신 것은 빗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오전 9시 10분경, 용산역을 출발해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까지 걸어오면서 흘린 땀도 포함되어 있으리라.
오늘(9월 13일)은 국토대장정 20일차, 마지막 날이다. 어제 오후부터 구름 색깔이 심상치 않게 변하더니 그예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국토대장정을 시작한 첫날인 지난 8월 24일에도 비가 내리더니,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에도 비가 내린 것이다. 지나가는 비가 아니라 끈질기게 거리를, 도시를 그리고 걷는 이들을 푹 젖게 만드는 비였다.
국토대장정 첫날 내린 비가 여름비였다면, 오늘 내린 비는 가을비였다. 국토대장정을 하는 20일 동안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바뀐 것이다.
국토대장정 마지막 날 출발지는 용산역. 이곳부터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총리실에 들러 '국립자연사박물관 화성유치 지지서명부'를 제출한 뒤 최종 목적지인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향할 예정이다. 오늘 걷는 거리는 16km. 다 걸으면 522km를 완주한다.
오전 9시, 채인석 화성시장은 용산역 광장으로 들어왔다. 채 시장은 오늘도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채 시장은 오른손을 번쩍 든다. 나 역시 오른손을 번쩍 들었다.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이다. 손바닥과 손바닥이 마주치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린다. 마지막 날이니 힘내자, 는 의미다.
국토대장정 마지막 날, 200여 명의 화성시민과 함께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