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뚫고 걸음을 옮기고 있는 채인석 시장 일행
정원규
오늘(9월 2일)도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이른 새벽부터 하루가 시작되었다. 새벽 4시 10분, 알람이 울렸고, 김진만(화성시청 공보담당관실) 주사가 4시 반에 정확하게 출발한다는 전화를 걸어왔다. 어제 걷기를 마친 김제시 금산면 통석교차로 부근까지 오전 5시 이전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사리 버스정류장에 사람들이 어둠을 헤치며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국토대장정 9일차가 시작된 것이다. 채인석 시장은 오늘도 "어젯밤에 잠을 거의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채 시장은 어젯밤, 전주에서 일정을 마친 뒤 한옥마을의 한 민박집에 묵었다. 그의 방이 하필이면 공용화장실 앞에 있었더란다. 사람들이 화장실에 드나드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삐걱거리면서 나는 문소리가 상당히 날카롭게 신경을 건드렸나 보다.
게다가 방과 방 사이의 벽이 어찌나 얇던지 옆방에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무척이나 잘 들렸단다. 채 시장은 새벽 4시부터 시작된 하루 일정이 무척이나 고됐을 텐데, 잠이 이루지 못했다는 건 그만큼 생각이 많은 탓인지도 모르겠다. 하긴 나도 3시간도 채 자지 못했다. 하루쯤 일정을 접고 하루 종일 퍼지게 자봤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
어둠을 뚫고 "화성시 파이팅" 구호 소리가 울렸다. 오늘 출발인원은 8명. 박승권 회장이 국토대장정 깃발을 들고 앞장섰고, 그 뒤를 채 시장과 고정석 바르게살기운동화성시협의회장이 따랐다. 그 뒤에 완주 3인방 가운데 한 사람인 한진안씨가 바싹 붙어서 따라간다.
새벽바람이 제법 차다. 해남 땅끝 마을에서 국토대장정을 출발할 때만 해도 새벽에도 더운 열기가 느껴졌는데, 기온이 많이 내려갔다. 일교차도 심해지고. 북상하는 가을을 따라 걷고 있나 보다.
오늘은 완주시 삼례읍까지 30km를 걸을 예정이지만, 28km밖에 걷지 못했다. 채 시장이 낮 12시에 서천에서 나소열 서천군수를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오전 11시에 걸음을 멈춰야 했던 것이다. 하긴 28km가 짧은 거리는 아니다.
일요일인데도 자치단체장 일정은 빈 공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