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에서 발견된 화석이 발견된 공룡의 이름은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 한국 화성에서 처음 발견되어 코리아와 화성이 이름에 들어갔다.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 캐릭터를 붙인 차량 옆에 선 채인석 화성시장.
유혜준
어제(23일)부터 끈질기게 내리던 비는 아침에도 그치지 않았다. 국토대장정 첫발을 내딛는 순간, 바람을 동반한 비가 세차게 쏟아졌다. 잿빛으로 진하게 흐린 하늘에는 비를 머금은 구름이 잔뜩 진을 치고 있어, 하루 종일 비를 퍼붓겠다는 작정을 단단히 한 것처럼 보였다. 배낭에 방수커버를 씌우고 비옷을 꺼내 입었다. 그리고 신발끈을 조였다. 드디어 출발이다.
오늘부터 해남 땅끝 마을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522km의 거리를 21일 동안 걷는다. 심장이 세차게 고동치는 것이 느껴졌다. 한 번쯤은 작정을 하고 국토대장정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회가 없었다. 물론 찔끔찔끔 우리나라 이곳저곳을 걷긴 했다. 동해안을 물치항에서 삼척 아래까지 걷기도 했고, 섬을 떠돌아다니기도 했지만 이렇게 작정을 하고 국토대장정을 나서기는 처음이다. 당연히 설렐 수밖에.
이번 국토대장정은 내 몫은 아니다. 이번 국토대장정의 주인공은 채인석 화성시장이다. "원님 덕에 나팔 분다"는 옛말이 있는데, 그 말을 떠올리면서 옛말 그른 것 없다더니 맞는다. 하고 싶어 했던 국토대장정을 정말로 원님(채인석 화성시장) 덕분에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채 시장은 지역의 현안을 널리 알리고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국토대장정을 계획했다. 대체 무슨 현안이기에 기초자치단체장이 522km를 빡세게 걷는 '개고생'을 선택했을까? 지역 현안은 지역에서 해결해야 맞는 게 아닐까? 정말로 기초자치단체장이 지역구를 비우고 국토대장정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한 게 많았다. 해서 같이 걸으면서 동행 취재를 하기로 했다. 걷는 건, 빨리 걷지는 못해도 오래 걷는 건 자신이 있으니, 나만이 해볼 수 있는 일이라는 자신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