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3일째.
유혜준
신성마을 마을회관은 오랫동안 비어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겉으로 볼 때는 그리 허술하지 않았는데 문을 열고 현관 안으로 들어가면 지린내가 진동했다. 그 냄새, 온 마을회관 안에 퍼져 있어서 잠을 잘 때도 벗어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뿐인가, 개미들은 어찌나 많던지 회관 안에 개미집이 있는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국토대장정 이틀 일정을 마친 채인석 화성시장은 계곡면사무소 마당 안에 텐트를 치고 잤기 때문에 지린내의 공습을 면할 수 있었다. 지린내 때문에 자다가 깨다가 반복하면서 나도 면사무소 앞에 텐트를 치고 잤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채 시장을 부러워했다.
오늘도 정해진 출발시간은 새벽 5시. 어제 아침보다 새벽어둠이 더 짙은 것 같았다. 어젯밤 쏟아질 것처럼 초롱거리면서 빛나던 별들은 어느 사이엔가 사라져 버렸다. 체조로 가볍게 몸을 푼 채인석 시장은 "사흘째가 가장 힘들다고 한다, 오늘은 마음을 다잡고 걸어야 할 것 같다"며 힘차게 파이팅을 외쳤다.
오늘 걸어야 할 길도 만만치 않은 거리다. 해남읍 계곡면사무소 앞에서 영암읍 망호리에 있는 녹색체험관까지 거리는 26km. 어젯밤, 별이 초롱거리면서 빛났으니 분명히 비는 내리지 않을 터. 날씨는 맑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태풍 볼라벤이 올라오고 있다는데 그런 징조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채 시장은 북상하는 태풍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국토대장정을 하고 있지만,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해서 화성시가 피해를 입게 된다면 시장으로서 책무를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서 걱정이다. 태풍이 화성시 인근에 상륙한다는 28일에는 화성시에 있어야 할 것 같다. 태풍이 다행히 큰 피해를 주지 않고 물러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국토대장정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태풍 피해 입는다면 국토대장정 접어야 하는 상황 올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