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준
두 손으로 운동화 끈을 동여매는 채인석 화성시장을 보면서 지난 18일간 몇 번이나 운동화 끈을 다시 맸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하루에 최소한 다섯 번 이상은 매지 않았을까? 새벽이나 아침에 출발하기 전에 매고, 그 이후에는 걷다가 쉴 때마다 운동화를 벗었다가 다시 신었으니 어쩌면 10번쯤 신발 끈을 맨 날도 있었으리라. 신발 끈을 조일 때마다 채 시장은 자신의 마음도 다 잡아서 조이지 않았을까?
오늘(9월 12일)은 국토대장정 19일차. 이제 딱 하루를 남기고 있다. 내일이면 20일간의 긴 일정이 모두 끝난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하루가 길어도 너무 길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18일이라는 날짜가 훌쩍 지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국토대장정 522km 가운에 남은 거리는 고작 42km. 언제 그 먼 거리를 다 걸었는지 실감이 나지 않지만 땅끝 마을에서 한 걸음 한 걸음을 고집스레 걸어온 것만은 변함 없는 사실이다.
3만1790명이 서명한 화성호 담수화 반대 '지지서명부' 농림부에 제출 오전 8시 30분. 채 시장은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롯데마트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땅바닥에 앉아 양말을 신고 운동화를 신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운동화 끈을 조이는 채 시장의 손등이 시커멓다. 팔뚝과 종아리도 마찬가지다. 얼굴은 더 시커멓게 탔다. 국토대장정을 시작하기 전에는 하얗던 피부색이 햇볕에 그을려 그렇게 변한 것이다. 물론 채 시장만 그런 건 아니다. 함께 걸었던 이들도 다 비슷한 상태다.
어제 못 걸은 2km를 걷고, 오늘 걸어야 하는 24km를 걷기 위해 채 시장과 박승권 회장, 한진안씨 등이 국토대장정 깃발을 들고 모여 섰다. 다들 표정이 밝다. 오늘과 내일만 걸으면 된다는 안도감과 아쉬움이 감도는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