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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열차를 타기 전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들
ⓒ 유형식
해리포터가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가기 위해 마법열차를 탔다면 여기에는 춘천으로 향하는 도깨비열차가 있다. 6월3일 토요일 청량리역. 즐거운 여행을 빨리 시작하려는 듯 400여명의 도깨비열차 참가자들이 일찍부터 모여들었다. 친구, 연인, 가족단위의 사람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보인다. 모두들 춘천에서 열리는 마임축제에 가기 위해 도깨비 열차를 타는 사람들이다.

엄마와 함께 바닥에 춘천지도를 펼쳐놓고 보는 아이, 남는 건 사진뿐이라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사람들, 이들 중에는 도깨비가 되어 보려는 듯 빨간 도깨비뿔을 단체로 쓰고 온 무리도 눈에 띈다. 부모님 손을 잡고 기차 앞에 서있는 아이들은 해리포터라도 된 양 들뜬 모습이다.

"작년에 TV에서 도깨비열차를 봤는데 너무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그때는 저희 아이들이 어려서 같이 가지 못했는데 오늘 가족이 다같이 가게 되어서 너무 좋아요."

고경은(40)씨는 도깨비라는 말만 들어도 신나하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보며 즐거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도깨비가 되는 열차! 우리 모두 도깨비가 되어 열차타고 한바탕 난장으로 떠나보자!

▲ 깨비쇼단의 공연모습
ⓒ 유형식
오후1시 도깨비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출발이라는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기도 전에 열차 안에서의 마임공연이 시작됐다. 첫 번째 공연은 깨비쇼단이었다. 도깨비탈을 쓴 깨비들은 관객들과 함께 만화 '둘리'의 주제곡을 부르며 공연을 시작했다. 사람크기만한 탈을 좌석마다 들이밀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냈고 춘천마임축제의 '난장주제가'에 맞춰 직접 만든 꼭짓점 댄스를 가르쳐주며 흥을 돋웠다.

다음 등장한 'TOM'은 졸라맨처럼 까만 타이즈 옷에 살색마스크를 쓴 독특한 의상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스스로를 축소해 놓은 듯한 작은 인형과 파란노끈을 이용해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노끈을 기차 양 선반에 묶은 후 흔들리는 노끈위에 아슬아슬하게 한발로 균형을 잡고 서 있거나 해먹처럼 편안한 자세를 취하는 묘기에 가까운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공연의 마지막엔 실수를 가장해 노끈에서 떨어져 은밀한 부분(?)이 다친듯한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해 사람들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 Yen의 공연모습
ⓒ 유형식
이어서 피에로 분장을 한 일본공연 팀 'Yen'이 미니기타와 탬버린을 경쾌하게 치며 등장했다. 빨갛고 동그란 코, 찌그러진 중절모와 우스꽝스러운 옷은 겉모습만으로도 이미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들의 탬버린 박자에 맞추어 관객들도 박수를 번갈아치는 참여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어서 갖가지 신체부위를 이용해 모자를 이동시켰다가 다시 머리에 쓰는 모자쇼도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람들은 매번 그들의 행동하나하나에 크게 호응하며 "와아~"하는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도깨비가 처음에는 무서웠는데요. 기차타고 도깨비 많이 보니까 이젠 무섭지 않고 너무 재밌어요. 인형이랑 줄에 매달린 아저씨가 제일 재밌었어요." 가족과 함께 온 김아연(8)어린이는 공연 내내 기차통로 바닥에 앉아 호기심어린 얼굴로 공연을 구경했다.

"저는 연극단 배우인데 관객입장에서 공연들을 보니까 재미있기도 하고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피에로 분장의 Yen 공연이 가장 재밌었고, 모든 공연이 독창성이 있고 좋았습니다."

한국인 여자친구와 함께 온 캐나다인 라이언(29)씨는 인터넷을 통해 도깨비열차를 알게 되어 참가하게 됐고, 색다른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렇게 4개의 마임공연과 페이스페인팅을 선보인 도깨비 열차는 승객들을 마임축제 열기 속으로 이끌어갔다. 마임공연이 처음인 아이들은 말없이 몸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마임에 대해 신기해하고 즐거워했다. 어른들보다 마임공연에 더 집중하며 그들만의 동심의 세계를 펼쳐 나가는 모습은 진지하기만 하다.

▲ 도깨비 난장이 펼쳐질 춘천에 도착
ⓒ 유형식
공연과 방송이 10분씩 번갈아 가며 진행된 행사는 마지막으로 모든 배우가 퍼레이드를 하는 것으로 열차 내 공연의 막을 내렸다. 이렇게 마임공연에 푹 빠져있다 보니 눈 깜짝할 사이 남춘천역에 도착했다. 몸풀기는 끝! 이제 본격적으로 '2006 춘천 마임 축제'의 하이라이트 '도깨비 난장'에서 환상의 세계에 푹 빠져 보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송재헌, 김소영, 홍성미, 조슬기 기자와 공동취재 하였습니다. 인터넷 신문 뉴스토피아에 동시게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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