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지 우딘. 움푹 패고 휘어진 등골에도 남아 있는 건 바로 결핵이다.
진주
정부 보고서가 보여주는 수치나 사례와 상관없이, 결핵과 같은 가난한 자들의 질병은 그 질병 발생률이 높은 곳으로 들어가는 게 우선적이고 바람직합니다. 인도 정부도 매년, 여전히 발생하는 결핵사망자 수치를 줄이는 데 있어 빈곤지역과 시골지역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929년 결핵 퇴치 국제연합 회원으로 가입한 후 인도 정부는 결핵 감염을 줄이고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결핵 백신을 개발하고, 갈수록 저항력이 강해지는 약을 보완하기 위해 또 다른 약들을 개발하거나 여러 약들을 동시에 복합적으로 복용해 퇴치하는 방법들을 모색하기도 했습니다.
인도 정부는 1956년 첸나이 지역에 결핵화학치료센터를, 1959년에는 국립결핵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치료법과 의약품 개발이 이뤄지면서, 인도 정부는 1990년대 들어 치료법과 의약품 개발에서 실제 환자들을 어떻게 제대로 완치할 것인지로 무게중심을 옮깁니다.
월드뱅크의 지원 중단, 그리고 DOTS결핵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생활환경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위생시설을 갖추고 환경을 쾌적하게 하며,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물론 최소 6개월 간 꾸준히 의약품을 복용하면서 강도 높은 노동을 피해야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결핵이라는 것에 질병으로서 접근하기보다는 예방으로서 접근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결국 실제적으로 결핵을 퇴치하는 데 있어 취약점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1992년 국립결핵통제프로그램을 갱신하고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DOTS(Directly Observed Treatment-Short course) 시스템을 운영하게 됩니다. 이는 말 그대로 의사나 관련 의료 종사자가 결핵 환자를 직접 관찰, 감독하면서 완치될 때까지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2007년도에 발간된 인도의 결핵보고서는 2006년 한 해 동안 670만 명의 결핵환자가 이 시스템으로 관리되었고, 2006년 3월에 이미 인도 전 지역을 관리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결핵환자 관리 목표의 85%를 넘어섰다고 자신감 있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보건 시설이나 의료기관에서 종사하는 의사들, 의료도우미들, 수많은 NGO들이 DOTS 시스템에서 움직이고 있고 각 주 정부의 의료기관과 마을 단위를 연결하는 사회보건활동가라고 할 수 있는 '아샤(ASHA)'들도 이 시스템을 위해 훈련과 교육을 받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결핵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수가 연 50만 명에서 37만 명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핵에서 희망이라고 말하는 DOTS 시스템이 도입된 지 벌써 1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이 가장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진단을 회피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2007년 12월 바라나시에서 열린 '직조공들과 수공업 장인들을 위한 민중재판'에 모인 직조공들은 결핵에 대한 진단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