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라얌과 엄마. 물라얌의 초가흙집 앞에서.진주
물라얌이 살고 있는 곳은 바라나시 핀드라 마을의 라이타라 구역입니다. 물라얌은 이곳에서 무사하르('쥐를 잡아먹는 사람'이란 뜻으로 달리트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층의 하나) 달리트로 태어났습니다.
마을 이장의 논밭에서 일하는 물라얌의 부모님은 하루에 겨우 50루피(한화 약 1140원)를 벌고 있습니다. 그것도 고정적으로 일당을 받는 게 아니라 이장이 마음 내킬 때 주는 대로 받아야 합니다.
물라얌의 아버지인 사지반씨가 임금을 요구할 때, 이장은 때려죽이겠다고 곧잘 협박하곤 했습니다. 그 돈으로 하루에 겨우 한 끼니를 때우고 있습니다.
마을의 달리트들은 사지반씨처럼 논밭에서 농노처럼 일하거나 대나무나 짚을 말려 바구니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사하르 가족 스물일곱 가구가 살고 있는 이 마을 사람들은 식량 부족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식량배급카드를 발급받지 못했으며, 카드가 있는 몇몇도 그나마 충분한 식량을 배급받지 못합니다.
공식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빈곤층을 위해 2000년부터 발급된 적색카드는 꾸준히 증가해왔습니다.
적색카드가 있으면 보리는 1㎏당 2루피에 구매할 수 있고, 쌀은 1㎏당 3루피에 구매할 수 있으며, 매달 25㎏까지 지원하던 곡물량도 2002년부터는 35㎏으로 증가되었습니다.
카드 발급 수도 2004년에는 빈곤한계선 이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23%에 해당되었지만, 2005년에는 38%로 증가했습니다.
38%라는 수치는 비율로 보면 아주 낮은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는 약 2500만 명에 해당되는 것으로, 빈곤한계선 이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절대적인 수치와 현실보다 낮게 측정하는 정부 통계의 경향을 감안한다면, 혜택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으며 바로 이들이 인도 사회의 높은 사망률의 뿌리가 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정부의 노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현실에 비추어볼 때 너무나도 미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