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집의 방 안에 있는 찬드리카와 아들(오른쪽).진주
아이들을 낳았지만 여전히 배가 고팠고, 낳은 지 며칠 뒤에 다시 일하러 가야 했습니다. 딸이 태어난 지 20일이 되던 날, 두 아이 모두 죽고 말았습니다.
배고픔 때문이었습니다. 아들의 사망 당시 기아지수는 4등급으로(인도 행정당국이 설정한 영양부족등급으로 연령대비 체중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데, 1~4등급으로 분류되어 있고 4등급이 가장 위험한 상태임) 가장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그녀에겐 배급카드(ration card)가 없었습니다. 배급카드는 여성들에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각자가 속한 공동체에서 살지 않으면 배급카드가 발급되지 않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속한 공동체에서 살지 않고, 그녀가 속한 공동체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도, 그녀의 남편에게도 배급카드가 발급되지 않았습니다.
배급카드는 빈곤층을 위해 인도 정부가 만든 것이지만, 실제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되는데다가 달리트 공동체 구성원이 원래 속한 공간에서 살아야 혜택이 받을 수 있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그녀가 남편이 속한 공동체에서 살아가지 못하는 건, 공동체 내부에서도 끊임없는 불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 아이를 사산하고 난 뒤, 사람들은 그녀에게 귀신이 씌었다고 믿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속한 공동체 사람들은 그녀와 함께 살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속했던 공동체 사람들도, 그녀는 이미 출가한 사람이니 남편의 공동체로 가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어느 곳에서도 버림받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녀가 세 번이나 남편을 얻게 된 것도, 그녀의 아이들이 죽어간 것도 모두 그녀의 탓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아이들이 죽고 나서, 그녀는 다시 한 번 배급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시도했습니다. 마을 대표자는 너무 부패해서 모든 사람이 그를 싫어하고 두려워했습니다. 그녀는 다른 담당자에게 가서 요청했지만, 규정에 어긋난다고 거부당했습니다. 그녀가 달리트 공동체를 위한 인권단체 사람들을 만나고 인도의 인권단체가 국제단체에 압력을 넣고 그 국제단체가 인도 정부에 압력을 넣자, 그녀의 상황을 판단한 행정당국이 비로소 그녀에게 배급카드를 발급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살아갈만한 토지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예전엔 배급카드를 가지고 할당된 양의 곡물을 구입하곤 했지만, 요즘엔 그 횟수도 줄었습니다. 현재 다시 함께 살고 있는 남편은 그녀의 첫 번째 남편입니다. 남편은 일을 열심히 하지 않을 뿐더러,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허기로 기운이 약해져 있는 데다가 배고픔과 불행한 삶은 남편을 술과 담배로 하루를 살아가게 만들었습니다. 한편으로 그녀는 남편을 이해했지만, 매일매일 너무나 원망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