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타람의 온몸을 지탱해주는 쇠 신발.
진주
쇠 신발 없이는 서지도 못하는 아이... 부패는 아동을 잠식한다에이즈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아프리카가 꼽히지만, 인도는 기아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힙니다. 그리고 인도에서 많이 나타나는 질병 중 대표적인 것이 결핵과 바로 소아마비(Polio)입니다.
그동안 유엔이나 유니세프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지원했고 인도 정부도 이러한 질병 퇴치를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얼마 전에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총재 마거릿 챈은 우타르프라데시 주지사인 마야와티에게 주 내의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유엔이 더 많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야와티 주지사는 주정부가 무엇보다 소아마비 퇴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70개의 지역권(district) 가운데 37개 지역에서 소아마비가 완전히 퇴치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우타르프라데시 서부지역에서는 4개 사례만이 소아마비로 발견되었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들이 마을 곳곳으로 침투해 들어갈 만큼 인도 사회의 행정과 민주주의가 체계화되어 있지 않으며, 질병의 뿌리만큼이나 부패의 뿌리가 깊다는 점에서는 이곳 암베드카르 나가르도 예외가 아닙니다.
인간이 '될' 권리도 빼앗긴 아이들감염으로 인한 이 소아마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결핵과 마찬가지로 영양 상태입니다. 모든 질병은 영양 상태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기본적인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 주지 않는다면 소아마비와 결핵 모두 훨씬 악화되며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아집니다.
산지타, 란지타, 시타람의 모습은 문자 그대로 말라죽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될 권리가 이미 박탈된 상태입니다.
인도 정부든 국제기구든 나름대로 열심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인도 사회는 물론 세계 모든 지역의 식량 공급량이 모든 지구인을 먹여 살리고도 남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언제나 소비와 분배가 문제가 되는 것도 불변의 법칙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아이들은 왜 굶어가고 있는 것일까요? 부모는 뭘 하고 있으며, 이웃은 뭘 하고 있고, 지역정부와 중앙정부, 국제사회는 왜 이런 곳을 여전히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아이들의 아버지인 부레랄 라지브하르씨는 하루에 겨우 70루피(약 1640원)를 벌고 있습니다. 그가 하는 일은 수공 직조공들이 짠 옷감을 염색하고 세탁하는 일입니다. 수공업이 쇠퇴하면서 그의 일도 점점 줄어들어갔고, 일을 더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경제상태의 급락은 온 가족에게 굶주림을 한꺼번에 몰아왔습니다. 그가 사는 마을 전체가 이런 경제적인 상황에 몰려있으니, 이웃끼리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란 불가능합니다. 자신의 입에 풀칠도 못하고 있으니까요.
정부와 국제기구의 지원은 라지브하르 가족처럼 가장 낮은 곳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발급하는 식량배급카드도 없고, 소아마비 치료를 위한 백신도 현재 맞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정말 이들을 지원하고 있는 걸까요?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제자리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