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다이스케 NNAF(반핵 아시아 포럼) 사무국장
유혜준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입국 거부당했다. 반핵뿐만 아니라 제주도 해군기지로 인해서 입국 거부당한 외국인들이 많다. 그런 상황을 보면서 한국이 옛날의 독재국가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사토 다이스케 NNAF(반핵아시아 포럼·No Nucks Asia Form)) 사무국장은 지난 2012년 3월 18일, 한국에서 열린 '반핵아시아 포럼'에 참가하려고 인천공항에 들어왔다가 입국을 거부당하고 다음 날인 19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당시 정부는 핵안보 정상회의(3월 16일~27일) 앞두고 '외국의 테러 및 불법 폭력시위 용의자 입국을 차단하는 등 원전시위 외국인 등에 대한 대비를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토 사무국장에 대한 입국 거부는 그를 '테러 빛 불법 폭력시위 용의자'로 인정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입국을 거부당해 일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면서 무슨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사토 사무국장은 당시 심정을 위와 같이 밝혔다. 사토 다이스케 사무국장은 '탈핵 아시아평화 일본서부지역 원전투어'에는 10월 4일에 합류했다. 일행이 숙소인 에이겐지(永源寺를) 떠나 버스로 후쿠이 지역의 원전을 둘러볼 때였다.
이후 일행은 고베청년학생센터에 도착, 고베 지역의 탈핵시민운동 참가자들과 교류회를 가졌고, 사토 다이스케 사무국장은 교류회에서 사회를 맡았다. 교류회를 시작하기 전, 사토 사무국장을 만나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통역은 오하라 츠나키 광주환경운동연합 회원조직국장이 했다.
"일본의 원전 수출, 이것도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 2012년, 반핵아시아 포럼이 한국에서 열릴 때 입국 거부를 당했다. 돌아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나?""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입국 거부당했다. 반핵뿐만 아니라 제주도 해군기지로 인해서 입국 거부당한 외국인들이 많다. 그런 상황을 보면서 한국이 옛날의 독재국가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사토 사무국장은 공항에서 하루를 보낸 뒤, 다음날이 19일에 일본행 비행기를 타고 돌아갔다. 당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핵안보정상회의 대항행동은 성명서를 발표, 정부의 사토 사무국장 입국 거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사토 국장은 "얼마 전에 한국에 다녀왔다"며 "그래서 지금은 독재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웃으면서 덧붙였다.
- 이번에 원전투어에 참여했는데 소감은?"(탈핵 원전투어 참가자들이) 현지에서 오랫동안 열심히 싸워 오셨던 분들을 만났는데, 더 많은 분들을 만났다면 좋았을 텐데 그것이 아쉽다. 반핵 싸움을 현장에서 이겨내고 핵발전소 건설을 백지화 시킨 곳이 많이 있다. 그런 싸움을 이긴 사람들이 일본의 핵발전소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데 다음에는 그런 분들과 연계해서 만나면 좋을 것 같다."
- 반핵운동은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1982년에 일용직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센터에서 일하게 됐다. 오사카에 가마가사키라는 지역이 있는데 그곳은 일본 사회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다. 일용직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피폭노동자를 알게 되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피폭을 당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런 분들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사토 사무국장의 반핵운동은 처음에는 환경운동이 아닌 가난한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철폐운동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강대국인 일본이 아시아의 나라들에 원전을 수출하는 것은 제3세계를 희생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도 차별이라고 생각했다. 방사능의 피해자가 되고 싶지 않았고, 가해자가 되어서도 안 된다는 생각으로 반핵운동을 시작했다.""함께 반핵운동 한다면, 일본 핵발전소 멈출 것이라고 생각"- 반핵아시아 포럼(No Nukes Asia Form)은 언제 만들어졌나?"80년대 후반이다. 그 때 한국의 민주화가 이뤄진 다음부터 한·일연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김원식씨를 만났다. 한국에서 탈핵운동을 하시는 분이었는데, 일본이 원전을 아시아에 확대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일본에서 먼저 반핵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셨다. 처음 시작은 일본에서 했고, 두 번째 포럼은 한국에서 했다."
한국 반핵운동의 선구자이며 NNAF의 제창자인 김원식씨는 지난 9월 12일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사토 사무국장은 한국에 입국, 영결식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