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시마로 가기 위해 배를 기다리는 장시원 의원
유혜준
장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아니었다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핵발전소 건설 광풍이 불었을 것"이라며 "후쿠시마 이후에 독일이 탈핵 선언을 하는 등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 울진의 원전현황은 어떻게 되나?"현재 6기가 가동 중이다. 2기는 건설 중이고, 2기는 건설계획이 세워졌다. 다시 4기를 추가로 건설하려고 신청했다가 실패했다. 그걸 추가로 유치했다면 울진에만 14기의 원전이 들어서게 됐을 것이다. 울진 원전 바로 옆에 신울진 1, 2, 3, 4호기를 건설하는데, 우리는 그걸 울진 7, 8, 9, 10호기라고 부른다. 원전이 가까이 붙어 있으면 불안하니까 불안감을 희석시키려고 이름을 '신울진'이라고 지은 거다. 최소한 신울진이라면 울진 원전과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가까이 붙여서 지으면서 이름만 바꾼 것이다."
장 의원은 원전이 가까이 붙어 있으면 그만큼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험을 분산하려면 원전 분산정책을 써야 하는데 한 지역에 10개를 붙여서 짓는 건 문제라는 것이 장 의원의 지적이다.
"세계 최고 원전 밀집단지가 바로 울진이다."- 원전 가까이에 어린이집이 있는 게 울진의 현실이라고 하는데, 어떤 상황인가?"지난 6월, 일본에서 한국으로 원전투어를 온 일본인들이 원전 가까이에 어린이집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일본은 그렇지 않다면서 당황스럽다고 했다. 울진은 원전과 주택가 사이에 천(川)이 있다. 천 건너편에 상가와 주택가가 밀집되어 있고, 어린이집도 있다. 우리는 원전 옆에 사람들이 사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일본에 와서 보니 이해가 된다. 그만큼 우리는 안전불감증이 있는 거다."
- 안전불감증이라기보다는 핵과 원전 그리고 방사능에 대한 무지 때문인 것 같은데?"그렇다. 우리는 몰랐고, 정부나 한수원에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장 의원은 '방사능 안전기준치'에 대해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만 할 것이 아니라 노인이나 어린이 등에 대해서는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장 의원은 "방사능은 기준치가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조금이라도 방사능에 피폭이 되는 것은 유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현재 울진에 들어서 있는 원전 6기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나?"안전하지 않다."
장 의원은 "원전이 현재 위험시설로 등록되어 있지 않다"면서 "하루 빨리 원전을 위험시설로 분류해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울진 1호기의 수명은 몇 년인가? 30년?"이게 헷갈린다. 우리는 30년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40년으로 고정화됐다."
- 울진의 원전이 25년이 됐다면 노후화를 걱정해야 하는 거 아닌지?"원전의 증기발생기는 원자로와 수명이 같아야 하는데, 1호기와 2호기의 증기발생기를 교체했다. 3호기와 4호기도 하려고 하고 있다. 수명연장에 대해 의혹이 있다. 혹시 위조부품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수명의 반을 겨우 가동하고 증기발생기를 교체하는 건 걱정스럽다. 3, 4호기는 반도 가동하지 못한 상태에서 에러가 생겨서 (증기발생기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수명연장이 문제가 아니라 발전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게 아닌가 하면서 걱정이 된다.
핵발전소는 한 번 사고가 나면 끝이다. 우리나라가 멸망할 수도 있는데 대책을 미흡하게 하면 안 된다. 일본은 후쿠시마에서 사고가 났어도 국토가 길기 때문에 전국으로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울진에서 사고가 나면 직선거리로 300~400km 안에 다 포함이 된다. 다 영향권이라는 얘기가 된다."
탈핵이 자연스러운 시대, 한국에도 곧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