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전력이 운영하는 겐카이 원전. 둥근 돔형 지붕의 원전이 3호기. 앞의 건물은 식물원.
유혜준
일본 규슈에는 규슈전력이 운영하는 원자력발전소가 2군데 있다. 사가현의 겐카이 원전과 가고시마의 센다이 원전이다. 겐카이 원전은 4기의 원전이 있고, 센다이에는 2기의 원전이 있다. '탈핵 아시아평화 일본서부지역 원전투어(이하 탈핵 원전투어)' 한·일 참가자들의 첫 번째 방문 예정지는 겐카이 원전.
후쿠오카에서 겐카이 원전까지의 거리는 50km 남짓.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거리다. 겐카이 원전 1호기는 40년이 다 되어가는 노후 원전으로, 만일 일본에서 다시 원전사고가 일어난다면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꼽히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겐카이 원전 3호기는 MOX 연료를 사용하는 플루서멀이다. MOX 연료는 사용한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서 우라늄과 혼합한 연료다. 때문에 MOX 연료를 사용하는 원전은 그만큼 더 사고날 확률이 높아 위험하다는 것이 핵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그 때문에 '겐카이 원발 플루서말 재판회'는 MOX 연료 사용 금지 소송을 포함해 겐카이 원전 4기 전부의 재가동을 반대하는 3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9월 30일 오후 1시 30분, 겐카이초 산업회관에서 '탈핵 원전투어' 한·일 참가자들은 겐카이 원전지역 주민들과 2시간여에 걸쳐 교류회를 가졌다. '탈핵 원전투어'에는 겐카이 원전 재가동반대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겐카이 원발 플루서말 재판회'의 이시마루 하츠미 대표와 오보 야스마사 사무국장이 함께 참가하고 있다.
교류회에 참가한 겐카이 원전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겐카이 지역에 원전이 처음 들어선 1970년대부터 반대운동을 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원전반대 운동은 실패로 돌아갔고, 겐카이에는 1997년까지 4기의 원전이 들어섰다. 현재 이들 원전은 전부 가동을 멈춘 상태이나, 규슈전력은 3호기와 4호기의 재가동을 신청한 상황이다.
사가현에 있는 겐카이는 현재 인구가 6천여 명 정도이며, 인구의 10%정도가 원전 관련 일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국가들이 연대를 해야 탈핵이 가능하다" 교류회장에는 한국어로 쓴 '탈핵 원전투어' 한국 참가자들을 반기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겐카이 원전 지역의 주민들이 한글 현수막으로 한국 참가자들을 따뜻하게 맞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