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 아시아평화 일본서부지역 원전투어‘ 한국과 일본 참가자들이 교류회를 열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유혜준
일본의 탈핵, 반핵 활동가들은 한국에 대해서 궁금한 게 많았다. 한국의 원전상황, 원전반대 운동 현황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이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후쿠시마 산 수산물 수입금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했다. 또 일본이 2020년에 도쿄에 올림픽을 유치한 것을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 알고 싶어 했다.
9월 29일 저녁, 후쿠오카에 도착한 '탈핵 아시아평화 일본서부지역 원전투어' 한국 참가자들은 후쿠오카의 한 교회에서 일본 참가자들과 만나 교류회를 진행했다. 교류회에는 한국 참가자를 포함해 50여 명이 참석했다.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된 교류회는 10시쯤 공식적인 행사가 끝났지만 참가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가 결국 12시에야 끝났다.
특히 이 자리에는 일본에서 원전메이커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들이 참석, 원전 메이커 소송 진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원전 메이커 소송은 원전을 만들고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는 GE, 히타치, 도시바 등을 상대로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이다. 이들 변호사들은 "원전을 반대해왔지만 직접 나서서 행동을 하는 것을 소극적이었는데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나는 것을 보고 (그런 태도를) 깊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규슈지역의 변호사들이 들고 일어나서 겐카이 핵발전소 가동을 중지시키고, 이것을 계기로 전국의 핵발전소를 멈추고자 하고 있다. 100명이 넘는 규슈의 변호사들이 연합해서 일본 원전 메이커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는 중이다. 원고를 1만 명을 모을 예정인데, 처음에는 1만 명이 모여질까 반신반의 했다. 실제로 시작을 하고 보니 1년이 안 돼 7천 명이 모였다. 이 움직임이 전국에 퍼져 우리를 지원하는 모임까지 생겼다.""핵폐기장에 지하수·바닷물이 많이 들어오는 곳은 경주뿐"이들은 오래된 겐카이 원전에서 사고가 나면 영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겐카이 원전 앞에서 풍선을 날리는 이벤트를 했는데 550km 떨어진 간사이 지방까지 풍선이 날아갔다"고 밝혔다. 이들 변호사들은 원전 메이커 소송에 대해 "우리는 절대로 질 수 없다, 이길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오야기 유키노부씨는 규슈전력 앞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뒤부터 원전폐쇄를 주장하면서 894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3·11 사고 이후 원전의 위험을 확실하게 깨달았고,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 280명이 모여서 단체를 결성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원전이 멈추는 그 날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양재성 핵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한국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원전확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현재 23기인 원전을 40기까지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위원장은 "시민사회 진영과 일부 정치가들은 핵이 안전하지 않아 폐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하고 있다"며 "방사능은 국경이 없는 것처럼 탈핵운동도 국경이 없다, 일본의 탈핵 시민단체들과 한국의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연대해서 핵 없는 세상을 꼭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