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클리대 뒤넬홀 1층에 위치한 소탈한 조지 레이코프 교수 연구실. 문 앞에 붙은 이름과 Kids' safe zone - no spank(어린이 안전지대, 때리지 마세요)라는 스티커에서 선생의 어린이를 사랑하는 순수함이 읽혀진다.
안희경
- '프레임'이란 단어를 매일 보고 듣게 됩니다. 그래서, 혹 각자 자신들이 정의하는 프레임을 말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프레임이 뭡니까?
"(프레임에 대한) 많은 오해가 있습니다. 프레임은 생각의 구조입니다. 우리 두뇌 속에 있는 물질적인 것으로, 뇌 속 신경회로가 프레임의 구조이며, 거기에는 프레임을 규정하는 다양한 언어 의미적 규칙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당에 가면, 음식, 서비스, 웨이터, 계산서 등 한 묶음으로 짜여진 일들이 벌어집니다. 그 구조가 프레임을 이룹니다. 야자수나 버스 등은 그 식당 프레임에 들어올 수 없죠. 프레임 속에는 특정한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언어 속에 있는 단어는 어떤 프레임의 범위 속에서 의미가 규정됩니다. 두뇌 속에는 물리적으로 경험이 만들어낸 수만 가지 프레임들이 있습니다. 당신이 이해한다는 것은 뇌 속에 있는 어떤 프레임 속으로 맞춰 들어가는 겁니다. 그래서 프레임은 각각의 단어가 아니라, 단어가 활성화시키는 사고입니다."
- 그렇다면, 단어를 사용하는 방식에 의해 사람들의 사고 패턴을 바꿔낼 수 있다는 건데요. 정치에 있어서 효과적으로 대중을 설득하는 프레임 활용은 어떤 방식입니까? "정치에서 가장 상위의 프레임은 도덕성입니다.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의견들은 모두 '무엇인가 옳다'라는 자신의 도덕적 생각 속에서 나오죠. 그래서 모든 정치는 도덕적입니다. 정책은 그들의 도덕적 프레임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대중을 자신의 입장으로 끌어 오려면 가장 상위 프레임인 그 도덕적 프레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미국의 보수 정치리더들은 이를 잘 활용해요. 늘 자신들의 도덕적 가치가 옳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자유주의자들은 항상 정책을 설명하는데 집중합니다."
- 영어로 도덕성(Morality)이라고 표현하였는데, 한국에서는 자칫 정치인 개인의 도덕성을 연상하게 됩니다. 지난 선거에도 개인에 대한 자질 평가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지금 이야기 되는 도덕성은 정당성을 포함하는 일종의 가치 프레임이라고 보면 좋을 듯합니다. "네. 사람들이 생각을 받아 들이는 근거는 98%가 무의식입니다. 의식적으로 논리를 따지고 취하는 경우는 오직 2%뿐입니다. 그런데, 소위 진보적인 사람들의 경우 사회 정의에 관심을 두면서 대학에서 정치나 사회과학 경제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거기서 이성적으로 타당할 때 동기를 유발시킬 수 있다고 배웁니다. 이는 잘못된 낡은 이론입니다. 인지과학에서는 인간은 만들어진 프레임에 기반해서 생각한다고 설명합니다. 상징, 비유에 기반을 둔 인지적 기초요소의 작용으로 반응하죠. 그리고 공감을 이뤄내야만 상대와 결속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 신경세포 체계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우리 몸이 그렇게 프로그램되어 있습니다."
정책에 앞서 '가치 프레임'으로 대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