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진 인천시 남동구청장. 이날 공교롭게도 독거노인 사랑의 쌀 전달식이 있어 장시간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최육상
윤 구청장의 생각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지난 28일 남동구청 청사에 들렀다.
윤 구청장은 마침 청사 앞에서 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진행하는 '어른공경 남동구사랑 독거노인 사랑의 쌀 전달식'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기자는 곧바로 윤 구청장에게 접근해 말을 붙였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최육상입니다. 전용차 두 대를 굴리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
그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윤 구청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이후 2시간 동안 4층 구청장 집무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서성였지만 청원경찰이 계속 따라붙으며 막아서는 바람에 제대로 말을 붙일 수도 없었다. 집무실에 들어가 취재 취지를 설명하고 윤 구청장의 해명을 요청했지만, 이 역시 거부당했다.
멀쩡한 관용차에 한대 추가 구입... 세금이 샌다
윤 구청장의 전용차 구입과 관련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구청 앞에서 만난 박준복 남동구 공무원노조 부정부패방지위원장은 체어맨 구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존에 타던 매그너스가 사용연한도 지나지 않고 멀쩡히 있는데 지난 5월에 체어맨을 구입한 것은 문제가 있어요. 더욱이 당시 윤태진 구청장은 3번째 연임을 위해 5·31선거에 도전하느라 구청장 직무가 정지된 때였거든요. 말로는 지난해 통과된 예산으로 구청이 알아서 구입했다고 하지만, 구청장이 책임을 벗기위한 것으로밖에 안 보입니다."
전국공무원노조 인천본부 남동구지부의 이상헌 지부장도 "전국 공공기관이 승용차 요일제를 시행하고 있는 이때 단체장이 관용차를 2대나 운영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례를 더 조사해 봐야겠지만 승용차 요일제 때문에 차량 1대로는 일을 못하겠다고 한다면 국무총리나 장관들, 다른 자치단체장들 모두 관용차를 2대씩 운영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따졌다.
또 "밤을 새우며 일을 하는 대부분의 공무원들을 비롯해 국민들이 참여하고 있는 승용차 요일제를 단체장이 앞장 서 비웃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명을 듣기 위해 청사 내의 관용차량 담당자와 문화공보실의 관계자를 찾았지만 "부제(요일제) 때문에 그렇다" "가끔 매그너스가 운행 중에 정지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용도로 직원들이 사용하곤 한다"는 다소 궁색한 답변만을 들을 수 있었다.
희망제작소가 현재까지 취합한 100여 개가 넘는 전국기초단체의 단체장차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청장처럼 2대의 관용차량을 타고 있는 경우는 아직까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