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 오후 2시, 대전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대전3.1평화행동’이 진행된 모습.
임재근
대전의 역사는 짧지만 1919년 삼일만세운동 직후부터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을 탄압 고문했던 대전감옥소(대전교도소), 한국전쟁 당시 정당한 절차와 재판 없이 끌고 가 무차별 살해했던 산내 골령골 민간인학살지 등 근현대사의 아픔을 깊이 새기고 있는 도시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대전감옥소(대전교도소), 산내 학살지와 더불어 학생과 시민들의 평화 인권 기행·교육의 필수 답사 코스로 자리 잡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지금 대전 시민들은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고 평화만 있기를 소망하며, 아프지만 기억해야 할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공원 또 한쪽에 '일본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듣기로는 올해(2019년) 광복절 즈음에 제막식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전시 청사 앞에 평화의 소녀상과 더불어 강제징용노동자상이 자리하게 된다면 그보다 더 평화 인권 도시로서의 상징적인 것이 있을까 싶지 않다. 그와 더불어 지금은 '보라매공원'으로 되어 있는 공원의 이름도 '평화공원'으로 이름하기를 제안한다. 보라매공원이 시청의 앞과 뒤에 펼쳐져 있어 시민들이 보라매공원에서 만나자고 할 때마다 남문 쪽인지 북문 쪽인지를 설명해야 하는 것도 두 공원의 이름을 달리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자연재해가 비껴가는 살기 좋은 도시, 시민들이 두리뭉실 각박하지 않은 도시, 그러면서도 할 것은 다 하는 도시 대전과 대전 사람들. 그 사람들은 대전의 심장, 시청 정문 앞에 인권과 평화의 상징물을 당당히 놓을 줄을 안다. 어느 도시보다 인권 감수성 평화 감수성이 뛰어난 대전 시민이기에 가능한 풍경이다.
이순
시인 '시와시학' 등단 시집 <속았다>
현재 대전작가회의 회원, 도서출판 문화의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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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사람들은 공연장에서 박수 안 친다? 그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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