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단 단장인 도법 스님과 정선군 유창식 군수와의 대화. 유창식 군수는 도암댐 해체를 반대했다. 그러나 군민은 해체 요구.강기희
정선지역을 관통하는 동강이 죽어가고 있음에도 곳곳에서는 축제가 한창이고, 다가 올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쓸쓸하게 비에 젖어들고 있었다.
동강도보순례단이 도암댐에 도착한 것은 동강을 걷기 시작한 지 7일만인 22일(일) 오전 10시경이었다. 200km에 이르는 긴 여정의 방점을 찍는 시간. 그 시간에도 도암댐에선 죽음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협곡인 송천계곡을 막아 만든 도암댐은 그 자체로 흉물이었다. 생명과 평화라는 화두를 붙잡고 7일이나 걸었지만 도암댐을 목도하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그간 참아왔던 분노도 폭발했다.
"아무리 개발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래도 되는 건가요?"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는 듯 도암댐은 말이 없었다.
"도암댐이 무슨 죄가 있나. 댐을 만든 사람이 죄인이지."
"그렇다고 댐을 이대로 두어야 하나요?"
"댐이 문제라면 걷어내면 될 일 아닌가."
함께 걷던 도법스님과 순례자가 말을 주고받았다. 맞다. 도암댐이 무슨 잘못이 있을까 싶다. 아름다운 계곡을 막아 물 속 생명을 죽인 것은 인간이지 도암댐이 아니었다. 생명을 죽이는 것이 도암댐이라면 그 댐을 걷어내면 생명은 다시 살아날 것이었다.
도암댐으로 인해 행복하지 않은 동강마을 백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