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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22일밤 '국감 술자리 추태' 피해자인 L바 여사장 현씨는 23일 기자들 만난 이후 처음으로 MBC < PD수첩 >과 대면 인터뷰에 응했다. 현씨는 주성영 의원으로부터 심한 욕설을 들었다고 다시 한번 증언했다.
ⓒ MBC 제공

지난 9월 22일 밤 '국감 술자리 추태'를 겪은 L바 여사장 현아무개씨가 "오마이뉴스 보도는 99% 거짓말"이라고 주장한 부분은, 주성영 의원의 '폭언'을 보도한 오마이뉴스 첫 번째 기사(9월 23일자 「주성영 의원 국감 뒤 '또' 폭탄주 추태, 여종업원 "태어나서 그런 욕 처음"」)가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

MBC < PD수첩 >은 4일 밤 11시5분 방영분(국감 술자리 추문-그날 밤 대구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에서 사건의 피해자인 L바 여사장 현씨를 만나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현씨가 직접 언론의 대면 인터뷰에 나한 것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 9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 PD수첩 >은 이날 현씨 인터뷰를 통해 22일 밤 술자리에서 주 의원이 욕설, 폭언을 퍼부었다는 점을 전하고 "오마이뉴스 보도가 99% 거짓이었다는 현씨의 말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한 정 검사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거짓말을 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즉 현씨는 23일 파문이 커진 직후 "술자리에서 별일 없었다"고 욕설 사태를 부인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증언과 "성희롱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정 검사의 반발이 '거짓말'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는 것.

애초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국감 술자리 추태' 사건이 보도된 직후 '성적 폭언과 욕설'이 일어난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정 검사도 "내가 술자리에서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등의 주장을 하며 '성희롱'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현씨가 '거짓말'이라고 한 점은 바로 이 대목이다.

현씨가 '거짓말'이라고 한 것은 우리당 의원들 '부인'과 정 검사의 '반박'

앞서 현씨는 지난 9월 25일 밤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반론이 담긴 기사에 대해 "오마이뉴스 기사는 80%가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현씨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미리 나가자고 했다"거나 "정 검사가 주 의원 대신 사과했다"는 대목을 문제 삼았다.

그럼에도 주 의원은 지난달 27일 공개한 현씨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오마이뉴스 보도 99%가 거짓말"이라는 말만 인용해 술자리에서 욕설과 폭언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 PD수첩 > 보도를 종합하면, 주 의원의 '폭언과 성적 욕설'을 보도한 오마이뉴스 첫 기사는 사실이었음이 확인된 셈이다.

술집 여사장인 현씨도 < PD수첩 >과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거듭 인정했다. 사건이 일어난지 1주일만인 지난달 29일 다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현씨는 < PD수첩 >을 통해 그날 밤 술자리 주 의원의 폭언 사실을 그대로 증언했다.

PD "당시 주 의원이 어떤 폭언을 했나?"
H씨 "그걸 제 입으로 말해야 되나요? 욕 잘 못하는데 입에 담기가 좀 그래서... 야 XX 이따위로 해놓고 손님 초대했나, 니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입을 놀리느냐? 저리 꺼져... 그 정도..."

PD "일부 신문에선 '입'도 뭐 다른 거, 이를테면 '주둥이' 그런 표현을 했다는데?"
H씨 "정확하게 뭐라고 표현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근데 제가 받아들인 느낌은 엄청난 충격이었어요."


현씨는 또 충격을 받은 이유에 대해 "평소와 180도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PD "왜 충격을 받았나?"
H씨 "평소에 그분이 저한테 현사장, 후배님, 동기님... 아주 정중한 극존칭을 썼거든요. 하나도 흐트러짐 없는 극존칭했는데, XX이라는 단어도 나오고, '입 닥쳐라' 이런 말 나오고... 이런 행동이 저한테는 충격이었습니다. 왜? 평소와 180도 다른 태도였기 때문에..."

PD "자리에 올 때마다, 사장님이라든지 종업원이 (술이나 안주를 나르기 위해)올 때마다?"
H씨 "그런 식인 거죠. 비켜라, 근처에 얼쩡거리지 마라... 그 자체가 저한테는 참을 수 없는 수치심과 모욕감, 자괴감을 주는 것..."


▲ 한나라당은 지난 '국감 술자리 추태'에 대한 언론보도가 열린우리당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 PD수첩 > 취재 결과 근거가 희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 MBC 제공

'첫 제보자' 알려진 A씨 "정당 활동 안 한다"

한편 < PD수첩 >은 한나라당이 제기하고 있는 '재보선 음모론'에 대해서도 "취재결과 몇 가지 문제점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이 내세우는 '음모론'이 사실상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이다.

< PD수첩 >은 '음모론'을 확인하기 위해 '첫 제보자'로 알려진 현씨의 절친한 친구 어머니인 허아무개씨를 만나 인터뷰했다. 하지만 허씨는 제보는커녕 자신은 열린우리당과도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주 의원과 한나라당은 '첫 제보자'인 허씨가 대구 동구을 출마 예정인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과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주장해 왔다.

허씨는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9월 27일 중국으로 출국해 9월 30일 저녁 7시 귀국했다. 허씨는 귀국 직후 공항에서 만난 < PD수첩 >과 인터뷰에서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 (현씨) 전화를 받았고, (국회의원과 검사를) '용서할 수 없다'고 하길래 '네가 알아서 해라'고 말했다"며 "그 뒤 분한 마음에 택시기사에게 이야기한 것이 전부"라고 밝히며 제보 사실을 부인했다.

한나라당이 내세우는 '음모론'과 관련해서도 허씨는 "저는 (열린우리당 활동 등) 그런 것 안 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이 술자리의 유일한 목격자로 내세운 이상훈 전무도 < PD수첩 >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들은 얘기를 전달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 전무는 "(한나라당이 내놓은 녹취록을) 인터넷상에서 다 봤다"고 말한 뒤 "그 내용들은 모든 것이 제가 들었던 사실을 전달한 것이고 제가 목격한 사실 없다, 그래서 제가 자신 있게 말을 못한다"고 전했다.

이 전무 자신도 '들은 얘기'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는 한나라당이 내세우는 '음모론'의 근거가 희박하다는 점을 이 전무 본인도 인정한다는 얘기다.

현씨와 '음모론'의 배후인물 중 한 사람으로 지목된 호텔 오락실 사장 서아무개씨도 한나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음모론'을 부인했던 서씨는 < PD수첩 >과 인터뷰에서도 "내가 게임방을 하는데 (열린우리당이든 한나라당이든) 누구 편에 붙어서 장사할 수 있느냐"며 "나는 그냥 덮고 가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현씨도 "(서 사장 이야기가) 맞다, 그냥 조용히 살자, 그 얘기만 했다"며 "(서씨는) 덮자고, 장사하는 사람이 문닫고 싶냐는 얘기를 했다"고 서씨 말을 거듭 확인했다.

<오마이뉴스> 기자4명 추가 소송은 '쇼'?
주성영 의원, 민사소송 낸다더니 왜 대검찰청 갔나

지난 9월 27일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신상발언을 마친 뒤 "오마이뉴스 기자 4명을 추가로 고소하겠다"며 국감장을 빠져나왔다. 주 의원은 사진기자와 카메라기자들을 향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고소장을 보여준 뒤 곧바로 대검찰청으로 향했다.

당시 주 의원이 제기하겠다던 민사소송 청구금액은 모두 20억원. 따라서 주 의원이 갈 곳도 검찰이 아닌 법원이어야 했다. 통상 민사소송에 대한 고소장은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주 의원은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해 놓고선 '대검찰청'으로 들어갔다.

< PD수첩 >팀은 이날 대검찰청으로 가는 주 의원과 동행했다. 그러나 주 의원은 "고소장을 접수하는 모습을 담겠다"는 PD와 카메라 기자를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막았다. < PD수첩 >에 따르면 주 의원은 보좌관까지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약 1시간 뒤 주 의원은 다시 대검찰청을 나왔지만, 추가 고소 여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 PD수첩 >팀 확인 결과, 주 의원은 그날 고소장을 접수조차 하지 않았다. < PD수첩 >은 4일 방영분에서 "주 의원의 추가 고소장에는 '서울중앙지검 앞'으로 돼 있었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의 주 의원이 민사소송을 어디에 접수해야 하는지도 몰랐다는 것일까.

대검찰청 관계자는 < PD수첩 >과 전화인터뷰에서 "현재 (주 의원 고소장이) 접수된 것은 없다"며 "형사소송은 대검찰청에 해야 하고, 민사소송은 서울중앙지법에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 PD수첩 >팀이 "우리가 대검 앞까지 따라 갔다 왔는데 (접수가 안 됐느냐)"라고 거듭 묻자 "왔다가도 다른 길로 갔을 수도 있겠죠"라고 답했다.

대신 주 의원은 다음날인 9월 28일 <오마이뉴스>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10억의 손배배상 청구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대한 첫 심리는 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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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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