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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국운송하역노조 위원장 겸 화물연대 의장은 21일 “정부는 국민을 기만하고 있으며 지난 5월 합의한 노정 합의 대부분 또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와 언론은 운임인상 부분만 부각을 시키는데 이번 파업의 핵심은 산재문제와 소유권 보장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21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진행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려운 국가 경제 현실이 안타깝지만 지난 5월 이후 3개월 동안 13명의 조합원이 죽었다"며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도 국가 경제 현실도 알고 있지만 물류 체계를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90.3%가 파업에 찬성했지만 우리는 파국을 막기 위해 여러 차례 파업을 연기 했다"면서 "그런데도 사측은 전혀 양보를 하지 않으면서 대화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에 한길(파업)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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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종인 화물연대 의장 인터뷰 전문

▲ 김종인 화물연대 의장
ⓒ 오마이뉴스 공희정
- 석달 만에 화물연대가 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이유가 무엇인가.
"지난 5월 15일 노정합의 할 때 12개항에 걸쳐 합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합의가 이행된 것은 두 가지에 불과하다. 고속도로 심야할증 시간대를 늘리는 것과 경유 값을 보전해 준 것이다. 하지만 지난 노정 합의의 핵심은 산재문제와 소유권 보장 문제다. 노동자성 인정 문제 등도 중요하지만 이는 연내에 법개정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급하다고 생각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산재문제는 연내에 결정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 해결이 안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정부는 당초 8월 중 정부안을 만들어 국회로 넘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안은 오히려 개악이 되고 있다.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산재보험이 처리된다면 그 비용을 사주 측이 부담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정부안이 개악되고 있다.

또 지입제와 관련 차주에게 소유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합의해 자기 재산권을 행사하게끔 하기로 했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운송사업자들은 차량 5대를 보유해야 운송회사로 등록할 수 있다는 법을 악용해 실제 차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 심지어는 운송 사업자들은 차주들의 차량을 담보로 근저당 등을 설정해 돈을 빌려 쓰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정부에서는 차주들의 재산권 보호해 준다고 자동차 등록증에 차주와 운송사업자의 공동명의로 병기하는 것을 추진 중인데 이는 실질적인 재산권 보호 방법이 안 된다. 왜냐하면 운수회사들이 동의할 때만 공동 병기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 운수 회사들은 이를 동의하지 않는다.

또 정부에서 서울에서 영업을 하는 화주들에게 자동차 화물자동차 허가를 내줄 때 시내에서 떨러진 곳에 사고지 증명을 하는 바람에 불법 주차를 조장하는 결과를 낳게 하고 있다.

이밖에 과적이나 다단계 문제도 시급한 문제이고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의 물류 체계 좀먹고 있다.하지만 정부는 우리의 이러한 노력은 무시하고 운임인상 부분만 부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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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불순한 의도가 숨어있다“

- 파업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국민들의 시각은 따가울 수밖에 없다. 사측과 협상이 전혀 안되고 있나.
"우리는 지금까지 교섭을 진행하면서 많은 부분을 양보해 왔다. 하지만 운수회사들은 전혀 양보를 하지 않았다. 게다가 협상안 자체도 내놓은 적이 없다. 또 운수회사들은 협상 대표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지 않고 있다. 협상이 이루어져 문구가 나와도 다시 처음부터 문구를 재조정한다. 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석달이 지났지만 변한 것은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사측이 화물연대와 교섭을 할 수 없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 차주와 교섭을 원하고 있다. 화물연대의 실체를 부인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우리는 2차 파업을 지난 6월부터 유보해 왔다.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90.3%의 조합원이 파업을 찬성했지만 우리는 연기를 했다. 파국 막기 위해 끝까지 노력을 했으나 운수회사들은 전혀 양보를 하지 않으면서 대화를 시도하지도 않았다. 한길 밖에 없었다."

- 정부는 화물연대의 파업이 약속을 어긴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컨테이너 문제는 합의했고 BCT문제가 해결하면 된다고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 컨테이너도 운임인상은 합의가 되지 않았다. 다만 양쪽 안이 제시됐을 뿐이다. 사측은 단체협약서를 먼저 체결하지 않는 한 운임에 대해서 최종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단체협약에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문구를 넣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또 합의된 내용을 운송회사들이 지키지 못할 수 있다는 문구도 넣어달라고 하고 있다. 이것이 말이 되나. 하지만 정부는 국민과 조합원들을 기만하고 있다. 조합원을 호도해 내분을 조장하고자 하는 정부의 불순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 김종인 화물연대 의장
ⓒ 오마이뉴스 공희정
- 그래도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은 따가울 수밖에 없다.
"단 한가지라도 진전이 있다면 희망이 있다. 하지만 아무 것도 진전된 것이 없다. 그러다보니 일괄타결을 주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절대로 운임인상이 전부가 아니다.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한 정부의 관계자는 물류와 관련해 50년 동안 쌓인 문제를 정부도 못했는데 이를 화물연대가 해주고 있다고 부추겨 세우기도 했다. 물류산업은 산업의 대동맥으로 근본적으로 체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에서 물류비가 가장 비싼 나라다. 수송비가 70% 넘게 되면 이중 기름값과 고속도로비가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비용은 상승하고 있는데 임금은 오히려 10년 전으로 후퇴했다.

4-5년 동안 물량 증가율 4%에 불과했지만 차량 증가율은 40%에 달했다. 수급의 불균형이 극심한 상황이다. 게다가 운송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있다가 구조조정에 의해 비정규직으로 전락했고 노동시간은 배로 늘었다. 하지만 임금은 그대로다.

또한 다단계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적게는 2-3단계에서 많게는 6단계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운송료의 50-60% 날라 간다. 정부 이를 즉각 조사해 조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한 건도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운송 교섭도 안되고… 손에 잡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파업할 수밖에 없었다."

“언론이 파국을 조장한 측면이 있다”

- 화물연대 파업을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한민국 언론은 조중동을 비롯해 노동자 편에 선 적이 거의 없다. 기대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언론이라고 한다면 최소한 공정보도를 해야하는 것 아니가.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줬으면 한다. 일방적으로 사측이나 정부의 입장만을 보도하는 것은 시정돼야 한다. 현 언론 보도가 오히려 파국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 대한민국 민주화나 선진화를 위해 언론문제는 바로 잡혀야 한다."

- 지난 1차 파업 때와 달리 산개 투쟁을 하고 있는데.
"1차 파업은 조직된 파업이 아니었다. 포스코 조합원 탄압에 항의하다 전국으로 확산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도부의 중재 노력과 달리 따로 행동했던 조합원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준비되고 조직된 파업이다. 법과 제도를 무시하면서 또 국민정서까지 무시하면서 파업을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가 경제와 어려운 현실을 감안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파업 지도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사태가 풀리지 않는다면 산개 되어 있는 조합원들이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것이다. 간부들은 합법적인 파업을 유도하고 있지만 조합원 분노는 하늘 찌른다. 자칫 폭발할까 우려된다."

- 총 파업 참여자 수는 얼마나 되나.
"조합원 2만 5천명 이외 상당수의 비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다."

- 운송 노동자들의 상황이 그렇게 절박한가
"6월부터 투쟁을 유보해 왔다.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파업 돌입 직전까지 교섭을 진행했지만 일방적으로 교섭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어려운 국가 경제 현실이 안타깝지만 지난 5월 이후 3개월 동안 13명의 조합원이 죽었다. 더 이상 조합원들이 이런 노동환경 속에서 죽는 것을 볼 수 없었다.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도 국가 경제 현실도 알지만 우리만 죽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 협상 전망은 어떻게 보나.
"그나마 컨테이너만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고, 나머지 협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조합원들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더라도 상호 협조해서 발전시켜야 한다. 상대가 정부든, 운수회사든, 화주든, 절박한 경제 상황을 인식한다면 대화에 응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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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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