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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운송거부 사태가 이틀째로 이어지면서 ‘제2 물류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부산항을 비롯해 광양, 의왕 컨테이너의 운송량이 크게 떨어지고, 시멘트 업체들의 수송도 거의 중단되고 있다.

화물연대는 지난 1차 파업때와는 달리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파업을 진행하고 협상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운송업체 등과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고, 정부의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화물연대 2차 운송거부의 주요 쟁점과 전망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 본다.

▲ 지난 5월 1일, 제11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 화물연대 소속 노동자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화물연대의 ‘파업’이 맞나 아니면, ‘운송거부’가 맞나.

= 화물연대에서는 파업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운송업체와 정부 등에서는 ‘운송 거부’라고 밝히고 있다. 언론들은 이 들 두단어를 병행해 사용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운송 거부’라는 표현이 맞다는 것이 중론이다. 왜냐하면 ‘파업’은 이른바 노동법상 ‘노동자’들만이 할 수 있는 노동쟁의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의 경우 법에서 허용하는 ‘노동자’가 아니고,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있다.

- 그렇다면 화물연대의 파업이 불법인가, 아닌가.

= 결론부터 말하면, 불법과 합법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이른바 ‘노동자 성’이 아직 인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노동쟁의상 불법 파업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 정부는 법적으로 민형사상 강경하게 대처하겠다고 하는데.

= 정부가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에 대해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는 ‘업무 방해죄’ 등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화물연대 조합원들 각 개인이 사업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차를 집에 세워 두고 운행하지 않는다고, 처벌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차 화물연대 파업때 구속됐던 조합원들도 운송거부가 아니라, 항만 물류기지 등을 불법적으로 점거하다가 폭력 및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 지난 5월 1차때 화물연대 사태와 이번 운송거부와 차이점은.

= 화물연대는 지난 5월15일 집단 운송거부를 끝내면서 정부와 11개 항목에 걸쳐 노·정간 합의했다. 경유세를 보전하거나, 교통비 인하 등 합의가 이뤄져 성과를 얻기도 했다.

이번 운송거부의 핵심 쟁점은 노정간 합의가 아니라, 운송업체들과의 운임 인상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화물연대와 운송업체들은 노정합의 뒤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벌크(가루)시멘트 트레일러(BCT) 협상의 견해 차이로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 화물연대와 정부와의 주요 쟁점은 무엇인가.

= 화물연대는 우선 정부쪽에 대해 제도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 차량 소유권 보장 △수급조절제도 정비 △근로자성 인정을 통한 산재보험 적용 등이다.

건설교통부와 산업자원부, 노동부 등 정부쪽에선 차량 소유권 등은 이미 합의가 됐고, 근로자성은 현행 근로기준법과 법원 판례상 화물차의 지입차주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 화물연대와 운송업체간 쟁점은 어느정도 합의가 이뤄졌나.

= 화물연대의 협상은 크게 세분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 컨테이너 분야 △ 특수화물(벌크 시멘트 트레일러, BCT)분야 △ 일반화물 분야 등이다. 이 가운데 일반화물과 컨테이너 분야는 지난 5월이후 수십차례에 걸친 협상을 통해 의견이 상당부분이 좁혀진 상태다.

문제는 특수화물 분야. 다른 분야와 달리 뒤늦게 협상을 진행한 상황에서 중앙 교섭을 통한 일괄 타결을 주장하는 화물연대와 업체별로 개별 협상을 주장하는 운송업체간 협상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운송료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타결 가능성은 없나.

= 화물연대는 22일 현재 일괄타결을 고수하고 있다. BCT 분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일반화물이나 컨테이너 분야의 조합원 등 모든 조합원이 연대해 운송거부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BCT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공권력 등이 개입될 경우 장기전으로 갈 수도 있다.반대로 BCT 협상이 타결될 경우 운송거부 사태가 빨리 끝날 수도 있다.

화물연대 입장에서 보면 여론도 부담스럽다. 지난 5월의 경우 불합리한 제도 개선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이번 파업의 경우 운송료 인상에 맞춰 있다보니 여론의 압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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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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