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민 경북민심번역기 다섯 번째 방문지는 경북 상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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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르신들 뿌리가 흔들려서 걱정 많으시죠?" 질문에"이만치 하면 잘하는 거지, 지금까지 대통령 중 젤 잘하는 거 같애"18대 대선, 박근혜 득표율 전국 상위 여섯 번째 도시 상주<뉴스민> 경북민심번역기 다섯 번째 방문 도시 경북 상주도 보수성이 짙은 도시다. 앞서 찾은 구미나 김천처럼 '변화의 씨앗'이라고 볼 만한 요소도 찾기 힘들다. 선거 연혁을 살펴보면 오히려 보수성만 짙게 도드라진다. 상주는 전국에서 유일한 '미래연합' 단체장(2010년, 성백영)을 배출했고, '친박연대' 국회의원(2008년, 성윤환)을 만든 도시다. 18대 대선 박근혜 득표율은 전국 상위 여섯번째(84.4%)다.
하지만 지난 4일 현장에서 만난 상주 주민들의 이야기는 예상과 달랐다. 역대 대통령 중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잘하는 것 같다고 말한 반백의 노인은 올해 73살이라고 했다. 그 역시 2012년 대선에서 당시 새누리당 후보 박근혜를 뽑았다. 그는 "박근혜는 찍어줬죠. 아(애)새끼들도 없고, 나라만 위한다고 해서 찍어줬는데 워낙 나쁜 짓을 했으니 돌이킬 수 없잖아요"라고 말에서 체념이 느껴졌다.
"상주에 박근혜 지지가 꽤 많잖아요?""상주 사람들이 박근혜는 많이 지지들 해요, 저그 아부지 때문에. 여기 사람들 전부 이야기하는 게 박정희 때문에 먹고 살게 됐다고 하거든. 지금도 박근혜는 불쌍하다고 하지. 그래도 역시 지가 잘못 선택한 거고. 뭣 때문에 그랬는고.
짱짱한 참모 몇 명만 골랐으면 됐는데, 문고리 3인방 카는 거, 가들(그 사람들) 붙잡고. 최순실이 붙잡고. 아! 세월호가 가라앉아도 잠자고 있었다는 게 말이 돼요? 가서 깨워도 안 일어나고 그게 무슨 짓이야. 만약에 그때 전쟁이 일어났다고 하면 박근혜는 잠자고 있어야 하는 거잖아?""수학여행 누가 대통령이 보내라 그랬나 카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옆에서 커피 믹스를 타던 노인의 부인도 혀를 차며 말을 보탰다.
"상주에서 이렇게 인터뷰하면 저놈 미쳤다 캐요. 상주에서는 열 놈 중에 아홉 놈이 그래 칸다니까(박근혜 잘못 없다고). 상주에 살기 때문에 알고 있지." 노인은 본인의 생각이 상주에서도 예외적인 경우라고 자신했다.
"우리는 보수" 자의식···근거는 '반공' 그리고 '체화'된 무의식'믿을 수 없는 김정은과 그를 믿는 문재인'···"불안해""보수는 어떤 것?", "뿌리라고 생각 안 할까? 마음속에 내재"노인의 생각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 상주중앙시장에서 만난 주민 중 박근혜를 향해 노인만큼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을 찾긴 힘들었다. 시장 중앙 통에서 과일 점포를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우리가 암만 보수지만, 담뱃값 올렸지, 그리고 김영란법 그거는 진짜로요. 선물 문화를 다 죽였어요"라며 박근혜의 실정은 비판하면서도 "1년만 있으면 나갈 대통령을 세계적으로 창피를 주고, 그렇잖아요?"라고 박근혜를 옹호했다.
여성이 스스로 말한 '보수'라는 정체성은 반공 의식에서 비롯되는 거로 보였다. 여성은 남북 평화 체제가 급물살을 타는 상황에서도 김정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김정은에 대한 불신은 문 대통령을 향한 불안감으로 이어졌다. 믿을 수 없는 사람에게 무작정 퍼주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등식이 성립했다.
"과연 김정은이가 생각을 바꾸고 핵을 포기할까요. 김정은은 계속 정권을 잡고 있지만 문재인은 5년 있으면 끝나요. 민주당에서 정권을 안 잡고 다른 세력이 들어오면 또 다르단 말이에요. 김정은이는 '숨기고 있다가, 지나가는 걸 보자' 그럴 가능성도 있잖아요. 사실 우리 딸들이 엄마가 박근혜 뽑을지 몰랐다고 했는데요. 우리 시대엔 반공 교육을 철저히 배웠기 때문에 애들도 배우는 줄 알았는데 전혀 안 배웠고, 얘길 해보니까 완전히 편이 갈라지는 거예요. '야, 우리는 박정희 시대를 살아온 사람이다' 솔직히 실제 겪은 게 있잖아요? 문재인 이미지는 노무현, 김대중 정권을 보거든요. 그때 북한에 퍼주고 그런 게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