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과 봄길의 편지1943년 문익환이 박용길에게 보낸 편지와 서로 주고 받았던 편지 일부
사단법인 통일의 집
사랑의 열병 박용길의 부친 박두환은 본디 구한말 대한제국의 무관(武官)으로서 말을 타고 임무를 수행하는 기마장교였다. 그런데 일제가 군대를 강제로 해산하자 금광의 분석 기사가 되어서 평안북도의 금광촌으로 들어가 독립운동 자금 조달과 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해방이 되자 너무 기뻐 환갑이 지난 나이에 국군에 입대하여 국군창군에 힘쓰다가 1948년 추운 겨울 강원도 홍천에서 사고로 순직, 국립묘지에 안장되었다.
어머니 현문경은 1907년 초등학교 교과서인 유년필독을 저술한 현채 선생의 손녀로 일찍이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유치원을 세워 교육에 힘썼다. 그 시절에 세 딸을 모두 일본에 유학을 보내며, "너희들은 남들이 못하는 교육을 받았으니 남을 돕는 삶을 살아야한다"고 가르쳤다.
문익환은 일본신학교를 다니던 중 폐결핵으로 휴학을 하고 금강산에 요양을 가게 되었다. 박용길의 부모님은 폐결핵에 걸린 문익환이 탐탁치 않았다. 금강산에서도 계속 서신이 오가며 가깝게 지내는 것을 알게 된 박용길의 집안에서 크게 반대했다. 그러나 그대로 포기할 박용길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