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카카오톡으로 전해받은 소식. 문재인 비자금이 터졌다는 가짜뉴스다
박석철
"이기 우찌된 일이고, 그라믄 인자 문재인은 끝난 거 아이가?"지난 7일 오후 7시쯤, 처가쪽 인척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에게서 SNS(카카오톡)가 왔는데 믿을 수 없지만 충격적인 내용이라 동요된다는 것이다. 기자가 전달받은 SNS에는 '문재인 비자금 폭로 기자회견'이라는 내용을 담은 글과 함께 이를 폭로하는 모습을 담은 유튜브 동영상이 첨부됐다.
기자는 인척에게 "말도 안되는 이런 것을 어떻게 믿나"고 했다. 하지만 그는 "얌전한 분이 '내용이 사실인 것 같다'라면서 보냈고, 유튜브는 세계적인 매체인데 거짓일 수가 있겠나"고 했다. 그러면서 "나 뿐만 본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저기 퍼지고 있는데..."라며 걱정했다.
가짜뉴스 내용, 보수단체 집회에서 종종 회자되기도'가짜뉴스'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기자 주변에서 이를 받아본 사람들 대부분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내용으로 판단되지만 왠지 찜찜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가짜뉴스를 "자꾸 접하다 보면 왠지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는 반응도 나온다.
사실 가짜뉴스가 떠돌아 다닌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짜뉴스는 내용도 다양하거니와 전파되는 대상도 묻지마식이다. '어쩌다 믿는 사람이 하나라도 생기면 된다'는 식으로 전파된다. 문제는 뉴스를 접한 사람이 이 내용을 믿고 실제로 모임 등에서 그 내용을 진짜인 양 전파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
지난해 10월말 JTBC <뉴스룸>에서 최순실 패블릿PC와 관련한 국정농단 보도가 이어진 후 11월 5일 광화문 촛불집회와 12일 민중총궐기가 열렸다. 하지만 당시 촛불집회를 앞두고 누군가가 퍼드리는 왜곡된 정보가 SNS를 통해 퍼저나갔다.
기자도 받아본 이 동영상은 "이 시기를 이용해 종북간첩단이 활기치고, 5일 광화문 촛불집회와 12일 민중총궐기에서 쇠파이프와 죽창부대가 난무할 것이니 잘 막아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이 영상에는 또 "박 대통령 지지율 5%는 별것 아니니 신경쓰지 말자"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이런 왜곡에도 불구하고 화가 난 수십만의 국민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박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울산, 부산, 대구 등 전국 각 지역에서도 연일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와 시국선언이 지속해 열리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보수단체의 집회 등에서는 가짜뉴스로 맞불을 놓은 사례가 종종 목격된다.
기자는 매주 토요일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리고 있는 보수단체 맞불집회 취재 중 단상에 오른 발언자 뿐 아니라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가짜뉴스에 나왔던 왜곡된 내용들이 회자되는 모습을 여러차례 목격했다.
"SNS에서 봤다" 근거없는 얘기 믿고 기자회견장 난입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