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행진 문화제에서 시를 낭독하는 나가시마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4주기 추모행진 <아직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무리 문화제에서 나가시마 카에데씨가 시를 낭독하고 있다.
장성렬
"후쿠시마 이후 4년, 일상적이지만 일상적이지 않다"- 아직도 후쿠시마에서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현재 후쿠시마는 어떤 모습인가요?"가족들이 후쿠시마에서 계속 살고 있어요. 이제 일상 생활이 크게 불편한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할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말린 굴을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되었고, 봄이 되면 나물을 캐오는 일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불편한 점은 없지만 불만은 있다고나 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밖에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고, 배수구나 하수구 쪽에는 방사성물질이 많이 모여서 가까이 가지 않아요. 빗물받이 근처 역시 잘 가지 않습니다."
- '후쿠시마 사태' 이후 4년이 지났어요. 후쿠시마 문제에 대한 일본 현지의 분위기는 어떤가요?"지역에 따라서 차이가 큰 편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후쿠시마의 경우 일상 생활로 돌아온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러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이불을 밖에 널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일상적이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후쿠시마의 일을 다른 지역의 일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많습니다. 언론에 사실상 보도도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3월 11일 정도에만 보도가 조금 나올 뿐이고요. 대부분 후쿠시마의 사태가 잘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후쿠시마의 문제를 알리는 활동으로 주로 시 낭송을 해오셨어요."자신 있게 할 수 있는 활동이 시 낭송이었기 때문에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낭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다시 하게 될 줄 몰랐는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시를 보내주거나 요청하기도 해서 낭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낭송은 고치 현에 있는 '하타제미'(고치 현 하타 지역의 고등학생 평화 세미나)의 초청으로 간 자리였습니다. 고치는 핵발전소 사고의 숨겨진 피폭 피해자가 있는 지역으로 주로 참치 어업을 하던 중 피폭된 분들이 계신 곳입니다. 하타제미는 이런 숨겨진 피폭자들을 드러내는 보고서를 제출해 상을 받았고, 그 소중한 상금으로 저를 초청했었습니다.
고치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가지를 듣고 배우면서 이것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 낭송을 다른 곳에서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돗쿄대학(獨協大学, 사이타마 현 소재)에 진학하면서 도쿄로 오게 되었습니다. 도쿄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없었지만 다행히 후쿠시마에서 함께 활동했던 분들과 활동을 이어가게 되었고요. 이후 일본 여러 곳을 다니면서 시 낭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로 봉사활동으로 많은 곳을 다니면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은 후쿠시마의 탁아시설에 있는 아이들과 함께 합니다. 다른 지역으로 가서 신선한 공기도 맛보고, 자유를 느낄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있고요. 제가 다니는 대학에서도 낭독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 후쿠시마 문제를 알리는 낭독그룹 '씨앗을 뿌리는 토끼' 활동을 하고 계세요. 최근에는 이와 관련된 영화도 만들어지고 있다고요."네, 현재 촬영 중입니다. '씨를 뿌리는 토끼'의 활동을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이고,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찍고 있습니다. 그 인연으로 작년 7월에는 감독님이 일하는 노동조합에서 부탁받아 어린이·청년 포럼에서 낭독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때를 계기로 이듬해에도 함께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요. 마침 포럼이 청년 집행위원을 모집하게 되면서 이 일도 맡게 되었습니다. 이듬해 포럼은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의 강당에서 개최했고 8000여 명 앞에서 10분 정도의 낭독 공연을 했습니다."
"한국 밀양, 일본 후쿠시마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