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집배 폐지'를 요구하는 집배원의 1인시위
최정아
집배원들의 꿈이었던 주5일제 전면시행이 다시 한 달 뒤로 미뤄졌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12월, 2014년 7월 1일부터 주5일제를 전면 시행하겠다고 우정노조와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주5일제 전면시행은 위기에 빠졌다. 주5일근무에 대한 구체적인 시행계획이 세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정사업본부가 '7월 중 전면시행이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
이에 우정노조는 6월 19일부터 우정사업본부 앞 집회와 1인시위, 국별 집회와 1인시위 등을 통해 주5일제에 대한 염원을 표출했다. 결국 양측은 6월 30일 긴급면담을 통해 한 달이라는 준비기간을 추가로 둔 후 8월 1일부터 주5일제를 전면시행하기로 결정했다(7월 12일부터 우체국택배의 주5일제는 부분적으로 시행된다).
집배원들은 지난 10년간 꿈꿔왔던 주5일제가 이제 곧 실현된다는 사실에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다른 걱정을 떠안게 되었다. 이번 긴급면담 과정에서 주5일제 시행의 필수조건인 인력충원에 대한 대안은 언급조차 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집배원들의 주5일제 요구는 단순히 '주말에 쉬고 싶다'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집배원들의 살인적인 노동조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라는 것이 포함된 요구이다. 이는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장시간-중노동을 줄이는 방안이기도 하다.
집배원들의 노동시간을 살펴보면, 세계 OECD 국가 평균 연간노동시간인 1705시간에 비해 수도권 집배원들의 평균 연간노동시간은 3200시간으로 1.8배에 달하는 '살인적'인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연간 3200시간이라고 하면 감이 잘 안 오는데, 하루 평균 13~15시간이라고 하면 '살인적'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까.
폭주기, 특별소통기(추석, 설날, 선거)가 되면 노동시간은 더욱 늘어난다. 그러다보니 집배원들의 대다수는 근골격계질환을 앓고, 뇌심혈관계질환도 고위험집단에 속해 폭탄을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삶을 살고 있다. 오토바이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사고는 집배원 2명 중 1명 꼴로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집배인력충원 없는 주5일제는 '조삼모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