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강가에서 몸을 씻고 있는 사람들이다. 바라나시는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하다. 바라나시에 있는 우린 현대가 아닌 중세의 어디쯤에 있는 것같다. 거의 모든 사람이 종교에 심취해있고 고대신앙처럼 많은 신을 모시는 인도인들을 짧은 여행으로 이해하기는 참 난해한 것 같다
송진숙
딸 병원진료때문에 11시에 로빈가게에서 K와 만나기로 했다. 숙소에 와서 딸을 일으켜 로빈네 가게로 갔다. K는 철수씨의 조카(철수씨 형의 아들) 똘똘이(원 이름은 비벡인데 K가 붙여준 이름)에게 데려다 주라고 부탁을 한다. 의사한테 얘기해주라며 똘똘이에게 딸의 증상을 설명해주고 나보고는 안 가도 된다고 했다. 딸에게 돈과 여권을 들려서 똘똘이에게 잘 부탁을 하고 같이 보내는데 걱정이 되었다.
인도 유심 얘기를 했더니 K는 세창이(철수씨의 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구해오라고 한다. Y도 부탁을 해서 2개를 구해 오기로 했다. K는 구해온 유심으로 내 폰에 넣어 세팅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딸때문에 오늘 바라나시를 떠나긴 어렵다고 생각하고 기차표를 취소하려 했더니 수수료 좀 주고 로빈에게 맡기란다. 기차표 취소하고 새로 구매하려면 여권 사본이 있어야 하는데 복사할 곳이 마땅찮아서 여권을 통째로 보냈다.
Y와 P도 떠난다 하고 K도 오늘 한국으로 돌아간다 하고 우리만 남는다고 생각하니까 괜히 서운했다. 겨우 3일 친했는데, 참 묘하다. 어쨌든 3가지를 진행시켜 놓고 마음은 심란하다.
K는 내 폰에 유심을 세팅하고는 충전을 시켜야 한다고 했다. 1G만 충전하면 웬만큼 쓸 수 있다며 세창씨를 부른다. K는 귀국할 짐 챙겨 나온다고 들어갔고, 병원간 딸이나 기차표 취소하러간 사람이 안 온다. 여권 생각에 불안하고, 딸에게도 혹시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좌불안석이었다. 떠난 지 1시간이 넘어 2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Y와 P는 짐챙기러 숙소로 가고.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질 줄이야….
한참만에 기차표 취소하러 간 친구가 왔다. TTAKALL은 취소가 불가능하다며 표를 그냥 돌려준다. 3일 후인 19일 표만 있다고 한다. 처음엔 수수료 150루피를 얘기했는데 미안한 지 그냥 수고비 100루피만 달래서 주었다. 기운은 빠졌지만 더 중요한 건 딸의 건강이다. 그까짓 돈쯤이야. 오히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K에게 말해서 딸이 안 오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더니 똘똘이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본다. 환자가 많아서 기다렸다가 초음파 검사를 했고, 지금 보내니까 물 2리터 다 마시고 1시간 후에 와서 한가지 검사를 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