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학살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한 내빈들이 재단에 헌화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장재완
김원웅 의원(대전 대덕구)은 "가해자들은 친일과 반민족에 뿌리를 둔 사람들이고 피해자들은 민족진영의 사람들인 것으로 안다"며 "따라서 이는 우리 민족의 문제고 민족정신을 정화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8번째 위령제 "햇볕 들거든 묶인 사슬 풀어주오"
김 의원은 "5·18과 4·19 피해자들에게는 배상이 이루어졌는데 4·3 관련 피해자들은 제외됐다"며 "진상규명이 이루어지면 유가족들의 배상조치를 위한 입법을 18대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장은 산내 희생자 유가족인 신순란씨와 전숙자씨의 추모시 낭독으로 눈물바다가 됐다.
신씨는 '햇볕 들거든'이라는 자작시를 통해 "죄라는 명목으로 묶어두었던 많은 사슬을 하나하나 풀어 달라"고 호소했고, 전씨는 '참회할 줄 모르는 동포여'라는 시를 통해 "저 남쪽 나라 밀림 속 식인종들도 제 형제 동포는 알아보거늘 이 땅에는 죽인 자 단 한 사람도 진정 참회할 줄을 모르느냐"며 흐느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제주 4·3사건 유가족 모임,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회 등과 대전충남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김원웅 의원,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 안은찬 전 민족특별조사위 남측본부 집행위원장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또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 선병렬 의원(대전 동구), 심대평 의원(대전 서구을), 권선택 의원(대전 중구),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구), 강창일 의원(북제주군 갑) 등이 추도사를 보내왔다.
| | 참회할 줄 모르는 동포여 | | | 8번째 위령제 '추모시' | | | |
| | ▲ 유족 전숙자씨가 시 낭송을 하며 흐느끼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웬 말이오 골령골의 살육현장
망나니는 피로 물든 정복입고 총 춤추고
아비들의 비명소리 골령골이 떠나가네
어떤 사람 말 한마디 아비 목숨 허공에 뜨고
첫 돌 지난 어린 것 신세 시궁창에 처박혔네
누구네 선산에는 갓비에 망부석에 둘레석이 모자라
시신아파트가 등장하면서
우리는 아비 죽어 반백년 시신조차 모실 수 없어
갈갈이 찢긴 가슴 등에는 주홍글씨
안고 지고서
흐르는 눈물 가슴 가슴마다 묻어야 했소
골령골 산하 골짜기마다 유골밭으로 만든 사람
국립묘지 좋은 자리 길게 누워
오고 가는 국경일에는 온갖 대접 다 받건만
우리는
꽃 피고 새 우는 봄이면
농기계 발뿌리에 부서진 유골 조각을 부여안고
절규하는 몸부림을 보았는가
저 남쪽 나라 밀림 속에 식인종들도
제 형제 동포는 알아보거늘
하물며 이 땅에서
죽은 자는 백만이 넘건만
죽인 자는 다 어디가고
단 한사람도
진정 참회할 줄을 모르느냐
/ 전숙자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회원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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