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포 항김대갑
구덕포에서 청사포 사이에는 험준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해안가가 있다. 이 해안가를 따라 이동하면 청사포가 나타난다. 해안가의 바위에는 강태공들이 낚시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고 키 작은 해송들이 바위 틈새에 붙어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신기하게도 해안가에서 한참 떨어진 바위들에서는 따개비의 흔적이 여실히 보인다. 철길에 의해 두 동강이 난 바위들에 붙어 있는 따개비들은 예전에 이곳까지 바닷물이 드나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월은 이 바위를 희롱하던 동해의 차가운 물을 저만치 밀어붙인 것이다.
구덕포에서 동해남부선을 따라 천천히 걷다가 갑자기 만나게 되는 한적한 포구. 이름하여 '청사포'라는 곳이다. 원래 청사포의 한자명은 '푸를 청'에 '뱀 사'였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청사포에는 '푸른 뱀'과 관계된 애틋하면서도 아름다운 전설 하나가 맺혀 있다.
'예전 이 마을에 금실 좋은 부부가 살았다. 하루는 고기잡이 나간 남편의 배가 파선되어 그만 남편이 익사하고 말았다. 그러나 김씨 성을 가진 그 아내는 해안가에 있는 바위에 올라가 남편이 오리라 생각하며 매일 기다렸다. 그 부인을 애처롭게 여긴 용왕이 푸른 뱀을 보내 부인을 동해 용궁으로 데려와 죽은 남편과 상봉시켰다.'
여기에서 청사라는 지명이 등장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후 마을 촌로들이 '뱀 사'자가 들어가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바닷가에 푸른색을 가진 돌이 많은 것에 착안해서 "靑沙浦", 즉 '푸른 모래의 포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청사포는 세 개의 포구 중에서 마을 형성의 역사가 가장 깊고, 가구 수도 제일 많다. 또한 이곳에서 생산되는 미역은 질 좋기로 소문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