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어사 입구김대갑
원효와 혜공이 운제산 계곡 맥반석에 앉아 용맹정진하던 어느 날이었다. 갑자기 혜공이 장난기가 발동하여 원효에게 시비를 걸었다.
"그대가 부처님의 법을 이을 만한 법력이 있는지 한 번 알아봐야 겠네."
"법력이라면 무엇이든지 좋으니 한 번 겨루어보세."
그래서 두 사람은 투명한 물이 흐르는 계곡에 내려가 물고기를 각각 한 마리씩 잡았다. 그 고기를 산채로 삼켜서 대변을 본 후 물고기가 살아 있으면 그 사람이 이기는 걸로 했던 것이다.
원효와 혜공은 대변에서 나온 물고기를 계곡에 풀었는데, 그 중 한 마리가 활기차게 상류로 올라갔다. 그 고기를 두 사람이 보고서 서로 떠밀며 말하기를, "저 고기가 내 고기야"라고 다투게 된 것이다.
여기에서 '나 吾', '고기 魚'라는 뜻의 '오어사'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데, 절의 이름에 유일하게 고기 어자가 들어가는 오어사의 유래를 재미있게 설명한 것이라서 세인들에게 흥미를 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