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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순 예산군수가 박 전 대통령의 일본군대 입대를 두둔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 이재형
"충의사의 훼손된 현판을 박정희 친필 원본으로 원상복원하는 예산군의 원칙을 바꿀 수 없다."

"박정희가 젊은 시절 군인으로서 성공해 보겠다는 일념으로 일본군대에 입대한 것은 개인적으로 볼 때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군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종순 예산군수가 23일 예산군을 항의 방문한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등과의 면담에서 박정희체로 현판을 복원하겠다는 의사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의 일본군 입대마저 두둔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양수철씨가 현판을 철거한 전후로 입원 중이던 박 군수가 충의사 현판과 관련해 공식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경 이용길(민노당 충남도당 위원장), 임성대(민노당 충남도당 부위원장), 이정학(민족문제연구소 충남도 지부장), 임춘근(전교조충남지부장)씨 등 10여명이 예산군을 방문해 박종순 군수와 면담했다.

이용길 위원장은 "양씨가 충의사 현판을 철거한 방법엔 논란이 있으나 예산군에 수차례 교체를 요구했고 받아들이지 않자 민족적 양심으로 철거한 것"이라며 "예산군이 기왕에 철거한 현판을 떼기 무섭게 원상복구 결정을 내린 것은 유감스런 일로 올바르지 못한 결정이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예산군에서 각계의 여론 수렴과 공청회 및 토론회를 거쳐 신중히 결정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 군수는 "충의사 현판은 박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쓴 것으로 하나의 역사성을 갖고 있다"며 "국가적으로 과거사 규명을 하고 있고 박 대통령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면 국민적 합의를 모아 철거해도 늦지 않다"는 말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박 군수는 "이번에 현판을 무단으로 철거한 것은 예산군 입장에선 도난당한 것으로 우선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이 위원장이 "이래서 일본이 독도를 넘보는 것이고 한국이 일본인의 조롱거리가 되는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일본 천황 앞에서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쓰고 독립군을 토벌하는데 선봉에 선 자로 윤 의사의 사당에 현판 글씨를 내거는 건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군수 "성공위해 일본군대 입대 이해할 수 있는 일"
이 위원장 "당황스럽고 걱정스런 일"


임춘근 전교조 충남지부장도 "현재 과거사 청산 등 역사바로세우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시점에 박정희 현판을 원상복구한다는 예산군의 결정은 적절치 않다"며 "전교조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공동수업 주제로 올려 학생들의 여론을 군수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군수는 "이미 여론을 수렴해 결정한 일"이라며 "박정희가 젊은 시절 군인으로서 성공해 보겠다는 일념으로 일본군대에 입대한 것은 개인적으로 볼 때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군대가 없었기 때문이다"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박정희가 젊은 혈기로 일본군에 입대한 것이 이해간다는 군수의 발언은 역사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당황스럽고 걱정스런 일"이라며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위원장이 "군수는 4월 29일 윤 의사 사당에 제사지낼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언성을 높이자 박 군수가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고 되받아 분위기가 격앙되기도 했다.

면담을 끝낸 뒤 이용길 위원장 등 일행은 예산군청 앞에서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논의한 뒤 '현판복원 저지·양수철 석방·박정희 친일행적 비호하는 예산군수 퇴진'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다 자진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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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 (2005년 3월 28일)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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