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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충남지부는 예산교육청의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며 31일 교육청 항의방문을 가졌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예산교육청의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며 31일 교육청 항의방문을 가졌다. ⓒ 전교조충남지부
예산 보성초등학교에서 기간제 여교사에게 차 시중을 강요하는 등 교권을 침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말썽을 빚고 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1일 "예산보성초등학교 교장과 교감이 기간제 여 교사인 진아무개(28)씨에게 차 시중을 강요, 교권을 침해했다"며 이들의 서면 사과와 교육청의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교조 충남지부와 예산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7일 보성초등학교 교감은 기간제 교사로 부임한 진 교사에게 교장선생님에게 잘 보여야 한다며 아침마다 차를 배달할 것을 강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진 교사가 학생 아침활동 지도와 교재 연구 등으로 매일 아침마다 교장에게 차를 드리는 것이 부담스러워 거절하자 교장이 계약서를 빌미로 "업무이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만둬야 한다" 협박했다고 전교조는 전했다.

전교조는 또 "교장이 윗사람이 시켰는데 못한다고 하는 사람은 전교조야"라며 전교조를 비하하는 발언도 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교장과 교감은 수업시간에 장학이라는 이름으로 불쑥 들어와 감독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심각하게 교권을 침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 교사는 "정식으로 장학 지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시간에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오기를 하루에 3차례씩 하기도 했다" 말했다.

이에 대해 보성초 홍아무개 교감은 "중등교원 자격증을 가지고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어려운 것도 많을 것 같고 해서 이것저것 알려주고 도와주려고 했던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 전교조충남지부
결국 진 교사는 20일 사직서를 제출했고, 도교육청의 진상조사와 전교조와의 면담 끝에 학교측은 '원상복직과 접대 및 접대 기구 관리 폐지'를 받아들였다. 진 교사는 1일 보성초에 원상복직됐으나 보성초 교장, 교감은 '서면사과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성초 서아무개 교장은 "학교가 작아 일하는 사람도 없다보니 업무분담 차원에서 찻잔 정리를 맡긴 것이지 차 배달을 강요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기간제 여교사라는 이유로 요즘 시대에 차 배달을 강요하는 것은 분명한 성차별이며, 이를 거부했다고 교권을 침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보성초 교장, 교감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서면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충남지부 초등위원회 유일상 사무국장은 "진 교사가 학교에 복직해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진 교사와 아이들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서면사과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직을 하루 앞두고 진 교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처음에는 내가 당한 것이 너무 억울해서, 다음에는 나 아닌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까봐, 그리고 그 다음에는 내가 그만둘 이유가 전혀 없어 여기까지 왔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같은 아픔을 당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고, 당당하게 복직해서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교조 충남지부는 예산교육청의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며 31일 교육청 항의방문을 가졌고, 요구사항인 서면사과가 관철될 때까지 강하게 문제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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