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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가' 금고에서 발견된 여종업원 김모 씨의 현금보관각서(왼쪽)와 취업각서.
ⓒ 아이군산 제공


<2신 : 오후 5시 30분> 인신매매 사실 드러나

지난 31일 군산 개복동 윤락가 화재 참사가 발생한 성매매업소 '대가' 금고에서 여종업원들에게 받은 현대판 노예문서인 '취업각서'를 비롯해 '현금보관각서'들이 나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각종 각서들은 종업원들이 현금에 의해 팔리고 있는 하나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군산지역 인터넷신문 '아이군산'(www.igunsan.co.kr)이 경찰이 증거물로 확보한 자료를 촬영한 사진에 의해 밝혀졌다.

사진자료에 의하면, 이번 화재참사로 숨진 김모(28·경남 마산) 씨는 업주에게 제출한 취업각서에 "상기 본인은 1997년 5월 19일부터 ㅇㅇ번지에서 일함에 있어서 누구의 권유나 억압 없이 취업을 결정하였고 성관계나 그 모든 문제는 보호자나 그 외의 사람도 주인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제기하지 않을 것을 서명함"이라고 작성했다.

또 김 씨는 실제 업주로 지목받아 수배중인 이모(37) 씨에게 "일금 이천삼백오십만원을 이ㅇㅇ에 본인이 요구하여 취업 선불금으로 차용 보관하며 차후 고의나 과실로 계약을 위반할 경우 보관인과 보증인은 동등한 책임을 지고 현금주에게 즉시 변제하여야 하며, 선불금에 대하는 구인구직자에게 주고받은 것임으로 안내소에서는 그 책임을 지지 않음. 변제하지 않은 경우 취업을 위장 금전을 편취하기 위한 사기행위로 보고 고발조치 하여도 이의가 없음을 확약하고 서명 날인함"이라고 현금보관각서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현재 부상당해 치료중인 신모(26) 씨도 "일금 삼천칠십만원을 차용하고 보관증을 제시할 때는 어떠한 이유 없이 당일로 변제할 것을 약속하며 이행치 못할 경우 민형사상의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기에 서명합니다"라고 작성했다.

특히 신 씨는 "업소의 규칙이 정한바 시간 및 무단 결근 시에는 벌금과 위 금액의 이자를 환산 지불하기로 함"라고 단서조항을 달고 있어 그 동안 업주들이 종업원들에게 노동력을 착취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 12명의 생명을 앗아간 성매매업소 '대가'를 비롯한 대부분의 업소 입구에 여성들을 감금하기 위한 특수 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성매매업소 '대가' 1층 출입문에서 기자가 직접 특수 잠금장치 안쪽에 있는 고리를 돌리려 했으나 돌아가지 않았다. 결국 1층에서 불이 나지 않고 위에서 불이 내려오더라도 이 장치가 잠겨 있으면 내부에서 밖으로 나올 수 없다는 결론이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신 : 2월 1일 오후 4시 30분> "여종업원들 감금돼 있었다"
최초목격자, 이 씨 아닌 임 씨로 밝혀져 - 김은정 기자


군산 개복동 윤락가 화재사건의 여종업원들이 그 동안 감금된 상태로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 여종업원들은 평소 목욕탕에 가지 않고 대부분 업소에서 목욕을 했으며, 한 달에 두 번 단체로 목욕을 간 것으로 드러났다.

군산경찰서는 1일 오전 11시 이번 화재사건의 최초 목격자이자 업소 주방일을 맡았던 임모(여. 41) 씨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발표했다. 임 씨는 이제까지 42세의 이모 여인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조사 과정에서 잘못 알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자진출석 경위

임 씨는 자진출석 경위에 대해 지난 30일 자진 출석하려 했으나, 당시 유흥업소 '대가'의 명목상 주인으로 일하고 있던 아들 김모(25) 씨가 이번 화재 참사로 숨진 것에 충격을 받아 31일 오전 11시에야 출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임 씨는 아들 김 씨가 지난해 10월 중순 찾아와 종업원들에게 점심과 저녁 식사를 제공하는 일을 부탁해 일을 시작하게 됐으며, 매일 아침 버스로 군산역 앞에서 내려 시장을 본 뒤 택시를 이용해 화재 현장인 업소에 오전 11시경 도착해 종업원들에게 식사를 해준 뒤 오후 3시경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업소의 실제 소유관계

임 씨는 업소는 숨진 아들 김 씨가 운영했으며, 가게의 인수자금 1억원을 마련해 달라는 김 씨의 요구가 있었으나 돈을 주지 못했으며, 김 씨도 군대에서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아놓은 돈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화재 발생 상황

화재 발생 29일, 임 씨는 오전 11시경 평소와 같이 가게에 도착해 점심을 준비하려다가 몸이 좋지 않아 약 30분간 휴식을 취한 뒤, 종업원들이 전날 저녁식사와 아침식사를 하고 내놓은 그릇들을 설거지하고 마지막으로 행주를 빨고 있었다. 그런데 밖에서 '우당탕하는 소리'가 나서 밖으로 나와보니 카운터(발화지점)에서 연기가 나는 것 같아 놀라 바깥으로 뛰어나와 "불이야"라고 소리를 치려고 했으나 너무 놀라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임 씨는 아방궁 옆에 있는 유흥협회 군산지부 사무실에 들어가서 불이 났다고 소리를 쳤다고 밝혔다.

그 이후의 행적

화재 발생 이후 임 씨는 아들 김 씨가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에 의해 들것에 들려 나오자 실신했고, 옆에 있던 사람이 임 씨를 다른 유흥업소로 옮겼다. 이후 딸과 시누이가 임 씨를 대성병원으로 옮겼으나 치료를 받지 않고, 아들 김 씨가 있는 군산의료원으로 갔다. 그러나 아들의 사망소식을 듣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으며, 이후 딸의 주거지(군산시 수송동)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임 씨는 시누이의 설득을 받은 딸이 경찰서로 출석해야 한다고 권유해 31일 오전 시누이의 집을 거쳐 경찰서에 출석했다.

▲ 개복동 성매매업소 출입문 1개마다 특수 잠금장치와 일반 잠금장치가 하나씩 설치되어 있다. 특수 잠금장치는 구멍의 생김새가 일반 잠금장치와 구별된다. 위 사진은 밖에서 바라본 특수 잠금장치와 일반 잠금장치. 아래쪽은 성매매업소 '대가'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특수잠금장치의 안쪽 부분. ⓒ 오마이뉴스 권우성


출입문 잠금장치 상태

임 씨는 진술을 통해 1층 유리 현관문은 아방궁 1개, 대가 2개로 모두 특수 보조 잠금장치(특수키)를 장착해 사용하고 있었으며, 특수 잠금장치는 밖에서 열쇠로 잠글 때 12시 방향으로 뽑으면 안에서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 수 있으나 3시 방향으로 뽑으면 안에서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지 못하는 잠금 장치였다고 밝혔다.

2층 출입문의 잠금장치 상태는 이미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갈 때에는 열쇠를 사용해야만 열 수 있으며, 대가와 아방궁 사이의 철문은 2개의 시정장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가를 기준으로 기본 잠금장치는 열쇠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아방궁 방향으로 갈 수 있으나, 보조 잠금장치는 열쇠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아방궁 방향으로 갈 수 없도록 장치가 되어 있었다.

임 씨는 출근을 하면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아방궁' 출입문 열쇠를 열고 들어가 식사준비를 했으며, '대가' 방향 연결통로의 출입문을 통해 쌀을 가지러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조키를 돌리고 열었다고 밝혔다.

2층 계단에서 발견된 열쇠뭉치는 숨진 김 씨가 소지하고 있었으며, 임 씨에게 돈을 주기 위해서 금고문을 열 때 열쇠뭉치를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들의 생활

이번 사고의 희생자인 종업원들은 오후 1시30분경 일어나 전날 영업을 한 장소를 청소하고 2시경 점심식사를 마친 뒤 목욕을 하거나 미장원을 갔으며, 종업원들은 평소 목욕탕에 가지 않고 업소에서 목욕을 했으며 한 달에 두 번 단체로 목욕을 갔다고 임 씨는 진술했다.

또 임 씨는 종업원들이 옷을 사러가거나 다른 물건을 사러가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으며, 미장원은 개별적으로 다니는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이와 함께 김 씨가 자리를 비우면 일명 '삼촌'들이라는 사람이 가게에 찾아왔다고 말했다.

취침시 종업원들의 위치

'대가' 오른쪽 첫 번째 방이 허가상 주인인 김 씨의 방이었으며, 종업원들은 '대가'나 '아방궁' 한 곳에서 뭉쳐 잠을 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 씨는 '아방궁'에서 잠을 잘 때는 '대가'에 바퀴벌레 약을 뿌리거나 도배를 한 경우에만 '아방궁'에서 자고 주로 '대가'에서 잠을 잤다고 말했다.

임 씨가 가게에 들어갈 때 출입문의 잠금장치 상태

당시 임 씨는 '아방궁' 유리 출입문을 소지하고 있던 키(특수키)를 이용해 열고 들어갔으며 쌀을 가지러 '아방궁'에서 '대가'방향 통로의 출입문을 통과하는데 아래쪽에 설치된 보조키를 돌리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평소 '대가'쪽 유리 출입문은 잠가 놓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업소에 설치된 출입문의 잠금키가 특수키로 제작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군산시청과 소방서에 타업소에 설치된 특수키 제거 요청을 했으며, 달아난 이모 씨의 신병확보와 범죄혐의 입증자료를 수집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한편, 경찰은 31일 소방서의 도움을 받아 고가사다리를 이용, 실제 주인으로 알려지고 있는 이모(37) 씨의 집을 압수수색해 7종 60여 점을 확보했다. 특히, 화재 현장인 '대가'에서 금고를 발견하고 금고 안에 있는 통장 20개와 차용증서들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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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매체에서 조금씩 글을 쓰고있고 kbs라디오 리포터로 활동하였고 지금은 군산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따뜻한 소식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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