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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노순택
가슴에 묻은 자식은 해마다 4월이면 어머니의 가슴을 헤집고 나와 함성을 지른다.

여든두 살 어머니는 다시 수유리를 찾았다.

살아있었더라면 예순두 살.

스무 살 예쁜 나이에 낳은 옥처럼 맑았던 아들은 겨우 스물한 해를 살고 어머니 곁을 떠났다.

지영헌 열사... 중앙대학교 법학과 2학년... 1960년 4월 19일 부정선거에 대한 분노와 민주주의, 통일의 염원을 가슴에 안은 채 내무부 앞 시위도중 총격에 의해 사망했다.

눈을 파주어도 아깝지 않을 외동아들은 그렇게 어머니 곁을 떠났다. 어머니 최옥녀 여사는 해마다 4월이면 충북 단양에서 아들을 만나러 온다. 벌써 마흔한 해째다.

어머니의 기억속에 아들은 스물한 살 앳된 청년으로 웃고 있지만, 어머니는 여든두 살 꼬부랑할머니가 됐다.

소주 한 잔에 땅콩 한 줌... 어머니는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주저앉고, 다시 일어섰다 주저앉기를 되풀이한다. 벌써 몇 번째 눈물바람...

이제 저 어머니마저 떠나버리면 누가 숭고한 영령을 부여잡고 달랠 것인가. 오롯이 빚진 이들의 몫일뿐...

ⓒ 오마이뉴스 노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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