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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마이뉴스>에서 올 한해 나만의 특종 기사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2003년 나를 흔들었던 일들을 기사로 보내달라고 합니다. 저는 이 공지가 뜬 순간 정확히 3초만에 그 테마를 정했습니다.

나만의 특종은 바로 <오마이뉴스>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주로 사는 이야기 코너를 통해 기사를 올렸기에 굳이 '특종'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사치일지도 모르겠지만 제 딴에는 '특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죽하면 아내가 "오마이뉴스하고 살아라"라고 번번이 말할 정도로 <오마이뉴스>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이번 특별 원고에서는 지난 6월부터 올린 기사를 다시 한번 더듬어 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해프닝, 기사가 나간 후 이 때문에 발생한 사건 등 기사에서 못다한 이야기들을 풀어보는 '취재여록'으로 정리해 볼까 합니다.

그러나 전문적인 기사 취재라기보다는 제가 있었던 현장의 상황이나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이를 설명하듯 풀어놓는 것들이 대부분이므로 개인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엿보는' 수준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우선 그 동안 올린 기사 현황을 간략히 살펴보면 6월초부터 12월 11일 현재 6개월 동안 총 100건의 기사를 올렸습니다. 이 중 메인탑(m/T)17건, 메인서브(m/S) 27건, 섹션탑(s/T) 6건, 섹션서브(s/S)1건, 잉걸 39건, 생나무는 10건입니다.

이제부터는 잉걸 기사 이상(90건)만 거론하겠습니다. 섹션별로는 사는 이야기 66건, 사회 10건, 문화 5건, 미디어 5건, 여행 4건으로 사는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으며 전체 독자 의견수는 986건에 이릅니다.

생나무를 제외한 잉걸 이상 기사에서 제가 직접 촬영해 올린 사진수는 302장이며 총 원고료는 98만3400원입니다. 또한 모두 5건의 <오마이뉴스> 기사가 <주간 오마이뉴스>에 실렸으며 1건의 기사가 <오마이뉴스>와 기사 제휴를 맺고 있는 <경향신문>의 섹션면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한편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기사는 <지하철 빈자리, 이렇게 확보하세요>로 총 2만3334건이었고 사진 기사인 <겉으론 점잖게 보이지만 그 아래엔......>은 잉걸 기사인데도 2312건의 적잖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사는 물위에 떠 있는 오리는 평화롭고 점잖게 보이지만 물속 발짓은 요란하다는 내용으로 제목에서 독자들의 이목을 끈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런가하면 여러 번의 고배를 마신 적도 있습니다. <역지사지 가르쳐 준 진달래 무리> 기사는 두 번이나 생나무 '미역국'을 마신 후 내용을 완전히 바꿔 세 번째 도전 끝에 잉걸 '문턱'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 기사 그냥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11월에 만개한 진달래(철쭉)사진을 꼭 살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오마이뉴스>의 기사 <스와핑의 자유를 허하라>에 대해 반론 기사 <국민 정서 외면한 스와핑 보도>를 쓴 적이 있는데 한 일간지 인터넷 신문이 제 기사(의견) 중 핵심 부분을 표절하다시피 해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표절 기사를 올린 칼럼 진으로부터 사과 메일을 받고 향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들었습니다.

<오마이뉴스>기사 이후 어떤 성과 있었나

우선 첫 번째로 꼽는다면 TV 출연입니다. <아내의 절약 정신은 금탑산업훈장감>이라는 기사 때문에 MBC 휴먼다큐프로그램인 <따뜻한 세상>에 아내와 제가 주인공이 돼 20분 동안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이 건을 기사로 만들어 오마이뉴스에 올렸습니다만 그때 미처 언급하지 못한 촬영 과정에서 일어난 해프닝은 아래에서 간단히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관련
기사
아내의 절약 정신은 금탑산업훈장감

또한 지난 11월에는 또 다시 이 기사 <아내의 절약 정신은……>로 MBC <특별한 아침>에서 '절약·재활용'에 대해 아내와 저를 인터뷰해 아침 방송에서 약 2분간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불행히도 제 인터뷰 내용은 편집 과정에서 삭제되었습다).

이 밖에 KBS TV 동화 <행복한 세상>에서 <아내의 절약정신은 금탑산업훈장감> 기사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계획으로 원작(기사)을 제공했으며 내년 초 TV와 동화책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런가 하면 <지하철 빈자리, 이렇게 확보하세요>라는 기사에 대해 학습참고서를 만드는 ㈜좋은책에서 참고서 중간 중간에 들어가는 읽을거리 코너 <나를 바꾸는 힘>에 이 기사 내용을 싣기로 합의했습니다.

한편 7월에는 이달의 뉴스게릴라로 선정돼 소정의 원고료를 받았습니다.

TV 방송관련 불발 사례 어떤 게 있나

성사되지 못한 일 모두 TV방송 건입니다. 지난 10월에는 KBS 5부작 시리즈 <인간극장>에서 <아내의 절약정신은 금탑산업훈장감>을 주제로 촬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저는 타 방송에도 나갔고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로 했기 때문에 그 주제가 식상하지 않겠냐며 담당 프로듀서와 작가에게 우려를 표했지만 KBS측은 좀 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5부작으로 만들면 좋은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적잖은 부담이 됐습니다. 단편도 아니고 5부작인데, 그것도 저녁 황금시간대인 8시 50분부터 방영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나 요즘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젊은 부부의 절약 사례는 시청자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라는 담당 프로듀서의 말을 위안 삼아 결국 촬영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촬영 첫날 성남 집에서 두어 시간 정도 인터뷰하고 처갓집 촬영일자를 조율하는 등 무리 없이 진행되는 듯 했으나 사정상 저의 사무실 '촬영 불가'라는 문제에 부닥치고 말았습니다. 물론 촬영 전에도 그 문제는 언급이 됐고 담당 프로듀서가 사무실에 양해를 구한 후 일을 추진하면 안되겠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우려에 따라 제가 다시 한번 '절대 불가'를 선언했던 것입니다.

5부작이다 보니 꽤 많은 분량을 촬영해야 하는데 근무 회사가 빠진다는 게 KBS측에서도 좀 부담이 됐던 것입니다. 저희 회사 문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인간극장>건은 그렇게 물 건너갔습니다.

다음은 KBS <주주클럽>입니다. 이 방송은 특이한 동물을 찾아 이를 취재해 방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주주클럽>에서 제 기사 <사람의 정 일깨워준 애완견 까미>, <애완견 까미를 기억하십니까>를 보고 그 개를 촬영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처갓집에서 기르던 애완견 '까미'를 시골로 보내 소를 지키며 더 이상 애완견이 아닌 '강한 개'로 성장하는 내용을 담은 것입니다. <주주클럽>측에서는 까미가 시골에서 어떻게 소를 지키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등을 자세하게 취재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에 있는 제가 어찌 시골 사정을 알 수 있겠습니까?

곧장 시골 전화번호를 알려줬고 담당 작가는 아버지와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논에서 돌아와 전화를 받은 아버지는 이게 무슨 소린가 했답니다. KBS, 까미,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무슨 얘긴지 통 못 알아들으셨답니다.

이 사실은 전해들은 아내는 아버지께 전화를 드려 그 취지를 설명하고 방송국서 전화 오면 자세히 말씀하시라고 귀뜸해주자 그제서야 아버지는 "진작 알려주지" 하셨답니다. 그 전에 아내는 방송국에 연락해 다시 한번 취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입니다.

결국 <주주클럽>에서 다시 전화가 왔지만 이것저것 자세히 묻는 작가에게 시원스러운 답을 못해주셨다고 합니다. 아버지 눈에는 까미가 한낱 '똥개'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그 일은 그렇게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그런가하면 <아버지는 무식해서 자식 많이 낳았다>기사와 관련해 MBC 다큐멘터리 가족을 테마로 한 <가족-아버지와 아들>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 MBC를 방문해 담당 작가와 직접 인터뷰를 했지만 방영분에서는 빠졌습니다. <지하철 빈자리 이렇게 확보하세요>기사와 관련 MBC <아주 특별한 아침>에서 방송 출연 제의가 들어왔고 지하철역에서 인터뷰하기로 했지만 제가 일정을 맞추지 못해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이밖에 강남 대모산의 풍경을 담은 <강남에서 농촌을 만끽하세요> 기사를 보고 '노현정의 세상 속으로'코너에서 대모산을 맨발로 등산하는 부부를 언제 만날 수 있냐며 문의가 들어왔고, 용산전자상가에서 판촉 활동을 하는 '인간동상'의 모습을 그린 <인간이 아니라 동상입니다>기사가 나간 후 에서 인간 동상을 취재하고 싶다며 그와 연락 가능한지를 물어왔습니다.

물론 맨발로 등산하는 부부나 인간 동상은 저도 지나다가 본 사람들이기에 그들의 연락처를 알리 없었습니다. 다만 하루 종일 대모산 등산로를 지키고 있으면 언젠가 등산 부부를 만날 수 있고, 전자상가 앞 한 통신회사 판촉장에 가면 만날 수 있지 않겠냐는 무성의한 대답(?), 그러나 최선의 답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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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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