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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메인톱-우리 동네에도 첫눈이 내렸습니다

지난 8일 새벽 첫눈이 내리던 날 저는 밤새 대기했습니다. 전날 밤 뉴스에서 꽤 많은 양의 첫눈이 내릴 것이라는 일기 예보를 보고 밤새 두 시간에 한 번씩 창밖을 내다보았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서너 차례, 새벽 4시 30분경 꽤 많은 눈이 쌓여 있었고 함박눈이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날이 밝으면 지하철 가판대 일간 신문들이 첫눈 오는 장면을 사진 기사로 실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 <오마이뉴스>를 통해 첫눈 소식을 1등으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새벽 4시 30분 중무장을 하고 카메라를 둘러메고 골목을 누볐습니다. 5시가 가까워오자 우유 배달, 신문 배달원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어둠 속에서 번쩍번쩍 플래시를 터트리는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았습니다.

그 시간, 악천후 속에서 은행공원 꼭대기까지 올라가 사진을 찍는 동안 공포감도 엄습해 왔지만 1등을 향한 제 마음을 꺾지는 못했습니다. 여하튼 이러한 고생 끝에 아침 7시 30분 <오마이뉴스>에 1등으로 사진과 함께 첫눈 소식을 전했고 또한 메인톱 기사로 오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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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아내 말고 <오마이뉴스>하고 살아라"

잉걸- 어느 게 정답일까요


지하철에서 나눠주는 두 개의 무료 일간지. 한 일간지는 밤사이 바뀐 소식(LG카드 사태)을 실었고 다른 신문은 바뀌기 전 소식(LG카드)을 실었습니다. 후자의 신문이 한발 늦은 것입니다. 저는 두 개의 다른 기사 내용을 사진 기사로 올리기로 하고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꽤 혼잡한 아침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아내는 신문을 잡고 저는 열심히 찍었습니다. "저 사람들 지금 뭐하는 거야?" 사람들의 눈빛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의 행동을 보고 있던 사람 중에 혹시<오마이뉴스>를 자주 들여다보는 독자들이 있었다면 "어? 저거… 아침에 지하철에서…" 생각만 해도 재미있습니다.

메인톱, 섹션톱 - 사람의 정 일깨워준 애완견 '까미'... 애완견 까미를 기억하십니까?


처갓집에 있던 애완견을 시골로 데려가기까지의 과정과 3박4일 동안 험한 시골 생활에 적응해 가는 애완견 '까미'에 대한 '관찰일기'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 한 달 후 시골에서 더욱 건강해진 까미를 사진으로 찍어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안부를 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동하는 동안 까미는 차 안에 똥을 눠 여기저기 발라놨고 그 냄새는 한달 이상 지속됐습니다. 뒷좌석에 자주 탔던 처제 왈 "형부 이게 무슨 냄새예요?" "된장 엎질렀어?"라고 말하며 아내와 저는 웃었습니다.

이와 함께 시골에서 뛰어 노는 까미의 모습을 집중 촬영했는데 목사리를 풀어 놓으면 잠시도 가만있지 않아 녀석을 찍는 데 많은 애로가 있었습니다. 결국 수백 장의 디카 사진 중 고작 10여 장 건질 수 있었습니다.

메인톱- 강남에서 농촌을 만끽하세요


강남에 위치한 대모산의 풍경을 촬영해 올린 기사입니다. 장모님과 아내가 동행한 등산이었는데 장모님과 아내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오마이뉴스>에 올릴 사진만 찍느라 장모님과 아내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특히 재빠른 청설모(당시 기사에는 다람쥐)의 움직임을 카메라에 담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때마다 장모님과 아내는 마냥 기다려야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카메라의 배터리가 방전돼 공중 화장실에서 30분 정도 충전하고 또다시 청설모를 찍었는데 결국 아내가 한마디 하더군요. "장모님 위해서 온 게 아니고 <오마이뉴스> 때문에 왔구만. 그럴 줄 알았지."

메인톱 - 아침, 어느 길에서 시작하십니까?


출근길에 보이는 인상 깊은 장면들을 사진에 담은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올린 사진은 모두 아내가 찍은 것입니다. 저는 운전하고 달리는 차 안에서 아내는 촬영을 계속했습니다. 대부분의 사진이 흔들렸고 촬영은 10일 동안 계속됐습니다.

10장의 사진 중에서 가장 힘들게 찍은 것은 속도 위반 '몰래 카메라'입니다. 강남대로 한복판의 허공에 떠 있는 몰래 카메라인데 출근 시간에 도로에서 차를 세울 수가 없었습니다.

궁리 끝에 비상등을 켜고 차를 세운 다음 보닛을 열어 이것저것 살펴보는 척 했습니다. 이러는 동안 아내는 멈춘 차안에서 허공을 향해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죠. 여기에 소요된 시간은 40초 정도입니다. 누가 봐도 고장난 차량 점검하는 장면입니다. 30∼40초를 못 기다려주는 조급한 운전자들. 이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메인톱 - 비가 그만 와야 살 거 아닙니까?


징그럽게 비가 많이 왔던 9월초. 비 때문에 절망하고 있는 한 건설 현장의 애로 사항을 사실그대로 쓴 기사입니다. 비가 많이 오는 장면의 사진이 필요했습니다.

그날도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는데 저는 카메라를 가슴에 품고 은행공원에 올랐습니다. 창밖에 비내리는 풍경보다는 아무래도 산이나 나무 등 뒷배경이 있어야 굵은 빗방울이 잘 보일테니까요. 또 산꼭대기에 있는 은행공원에서는 철철 넘쳐흐르는 도랑물을 생생하게 담을 수 있었습니다.

그날 한 손에는 우산 받쳐들고 한 손으로 촬영을 하는 동안 머리와 카메라 빼고 다 젖었습니다. 오랜 시간 비를 맞다보니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급기야는 카메라까지 '흔들흔들'하더군요. 이러한 악조건에서 사진 촬영해 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메인서브- 부모님의 피서 장소는 텅빈 밭


8월초 여름 휴가때 6남매가 고향인 서산에 내려가 바닷가에서 휴가를 즐기는 동안 밭에서 일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물론 우리 형제들도 일을 거들었지요.

그 기사 보면 형들과 매형 등 남자들이 두엄을 내어 밭에 뿌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저도 같이 일을 하면서 중간 중간에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형, 매형들의 시선이 곱지 않더군요. 죽어라고 일하는데 사진이나 찍고 있다고 말입니다.

결국 저는 부엌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아내를 불러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사진만은 꼭 <오마이뉴스>에 올려야 한다고 말입니다. 제가 일하는 모습의 사진은 역시 아내가 촬영한 것입니다. 결국 형, 매형들이 또 한마디 하더군요. "부부가 어쩌면 저래 똑같냐?"

메인서브-삼강오륜을 왜 그리 강조하십니까?

이 기사에는 그 당시 아버지가 친딸을 윤락가에 팔아 넘겼다는 보도가 있었고 이는 삼강오륜 중 "어버이와 자식간의 도리를 일컫는 부위자강 덕목을 무색케 한다" 내용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료 사진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윤락가 골목입구에 차를 타고 잠입했습니다. 멀리서 윤락가 골목의 분위기만 전달하면 됐기 때문에 굳이 그 안으로 들어갈 필요는 없었습니다. 열심히 찍고 있는데 험악하게 생긴 사람이 다가오더니 "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구, 이거 잘못 걸렸구나"생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마이뉴스>니 삼강오륜에 대한 '자료 사진'이니, '분위기만 전달'하면 되니 등의 설명 또는 해명은 통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가속 페달을 밟아 현장을 빠져나왔으며 한 바퀴 돈 다음 이번에는 골목 출구쪽의 길 건너편에서 안전을 확보한 다음 촬영을 계속해 그나마 쓸만한 사진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잉걸-윤태 기자 부부 MBC TV <따뜻한 세상> 출연


<아내의 절약 정신은 금탑산업훈장감> 기사를 한 편의 휴먼 다큐드라마로 제작하기 위해 촬영하는 과정을 제가 또다시 역촬영해 기사화 한 것입니다. 제 3영상 두승택 프로듀서와 함께 한 3박4일간의 촬영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내가 나오는 신(장면)을 찍을 때는 제가, 제가 나오는 신을 촬영할 때는 아내가 번갈아 가며 촬영 현장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두승택 PD가 열심히 촬영하고 있는데 옆에서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찰칵" 소리를 내 NG가 나온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두PD는 우리 부부의 인터뷰 등 촬영에 앞서 미리 포즈를 취해 주는 등 온갖 배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좀 우습지 않습니까? 어떤 사람이(두승택 PD) 6mm 카메라로 장면을 찍는 모습을 누군가(필자나 아내)가 그 장면을 또 열심히 촬영하는 모습 말이지요. 언뜻 보기에는 누가 TV에 나오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고 또 신문사 기자가, 드라마 촬영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기 위해 연출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여하튼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우리 부부는 TV에 나오고 두승택 PD는 <오마이뉴스>에 나오고. 요즘 흔한 말로 상생(相生) 또는 윈-윈(Win-Win) 전략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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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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