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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고 사태와 관련 3일 전남도교육청에서 첫 공식간담회가 열렸다.
한빛고 사태와 관련 3일 전남도교육청에서 첫 공식간담회가 열렸다. ⓒ 이국언
이날 간담회는 재단퇴진 문제와 설립주체 문제에 있어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공대위 측은 "재단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학교를 경영하는 도덕적 책임으로서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지난해 12월 이뤄진 합의를 재단 측이 번복함으로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대위 윤영소 교사는 "식비의 일부가 자산을 출연해야 할 법인 이사의 개인구좌로 들어가는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급여를 단 한차례도 제대로 지급한 적이 없고 법정 교원인원을 채운 사실도 없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공대위 "학교 내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돈은 못 내겠다니…"

김석순 학부모회 회장은 "처음부터 누구를 물러나라고 한 것이 아니었다"며 "강신석 이사장이 퇴임한 뒤 안행강 이사를 교장에 선임하려고 한 것이 문제의 시발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단측은 2001년 3월부터 학교는 내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돈은 못 내겠다고 하고 있다"며 "합의 1달도 못돼 약속을 파기하면서부터 재단 퇴진을 요구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추왕석 거이산업 상무이사는 "교사나 학부모회에서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에 개입해 부추기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도덕성 문제를 얘기하고 있지만 재단에서는 교사들에 대해 불순하다고 감봉이나 퇴직조치를 한번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길 이사장은 "용퇴를 전제로 하면 대화가 되겠느냐"며 자신과 재단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한빛고 학교법인 김길 이사장
한빛고 학교법인 김길 이사장 ⓒ 이국언
김 이사장은 "논란만 있었지 안행강씨를 교장에 선임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식비 유용문제에 대해 "후원금에 대해 당시 행정실장이 회계를 잘 몰라 그렇게 된 것"이라며 "당시 학교 재정이 열악한 상황을 감안해 운영위에서 다 승인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사와 학부모들이 농성하고 나오는 것은 오히려 정상화의 판을 깨버리자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75억이 들어갔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김길 이사장 "파행에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김 이사장은 "이번 파행에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면서 "설립자를 부정하면 당장이라도 학교를 운영할 수 없다"며 "행정 미숙으로 아직 고치지 못한 현재의 설립헌장을 들어 설립자를 부정한다면 나는 지금까지 사기 당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승수 법인 사무과장은 '한빛고는 특정재단의 것이 아니라 지역민의 뜻을 모아 설립'했다는 공대위 측의 한 선전물을 꺼내 보이면서 "설립자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 문제의 출발"이라고 주장했다. 또 "인사에 있어 법인이나 이사장이 주도한 적이 없다"면서 "일부 후원금이 개인통장에 들어갔다는 하나의 사실로 전체가 호도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대위 측은 "학교 파행의 책임은 느끼지 않고 오히려 책임을 묻겠다고 하느냐"며 고압적 태도에 대해 항의했다. 김석순 학부모회 회장은 "지금 학생들이 어떻게 있는 줄 아느냐"며 "부모들이 할 일 없어 아이들 데리고 장난치고 있는 줄 아느냐"고 재단 측을 성토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날 간담회가 양측간에 뚜렷한 시각차이만을 확인한 채 끝나 한빛고 사태는 한동안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 당사자는 전남도교육청의 제안으로 9일 한차례 간담회를 더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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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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