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교회 신축 조감도
동명교회
살다가 불편한 부분들을 수리ㆍ보수하거나, 더 이상 거주가 불가능한 건물은 무너뜨리고 새로운 건물로 짓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또 기왕에 새로 지으면서, 예전보다 더 작게 짓거나, 더 떨어진 기능이나 품질을 고려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사는 건축물도 그러할진대, 소위 신을 섬기는 예배당은 오죽하겠습니까?
현재 동명교회 신축부지 인근의 지역에는 다양한 입장과 시선들이 얽혀 있습니다. 우선은 현재 논란의 가장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는 교회를 신축하려는 동명교회의 입장이 있습니다. 저희의 입장은 앞에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다음으로 이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지역 공동화 이후에 어떻게라도 이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기를 열망하는 시선들도 있지요. 그 중에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카페와 주점과 식당으로 인해 경제 활성화를 반기는 시선들이 있는 반면에, 그 반대급부로 생기는 소음과 거리의 오염을 불편해 하는 시선들도 있습니다.(저희 교회에서는 매주 토요일 그러한 부분들에 대한 청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소위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세력)들이 쳐들어와서 동명동의 문화와 정서를 파괴시키고 있다고 여기며, 골목골목에 깃들어 있는 옛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싶어 하는 시선들도 있습니다.
교회가 억지로 세력을 확장하기 위하여 동네의 집들을 사들이면서 동네의 땅값을 올려 소위 '젠트리피케이션'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고, 심지어 교회당 지하에 납골당을 설치할 것이라는 괴소문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에서 매매한 주택들은 상당수가 집주인의 관리가 어려운 주택들을 그분들과의 상의를 거쳐서 합리적으로 매매한 것입니다. 오히려 일부 집주인들께서 터무니없는 매매가를 제안하셔서 매매를 포기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지역사회와 호흡할 수 있는 현대식 교회로 많은 유형들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학교에 강당을 지어주고, 주일에만 예배당으로 사용하는 교회, 성도의 수가 어느 일정 정도를 넘어서면 다른 지역에 개척교회를 내어주는 교회, 아담한 동산에 공원처럼 지어놓은 교회 등,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교회의 유형들이 많습니다.
'동사모' 여러분께서 <오마이뉴스>에 이상적인 현대교회의 모형으로 제시하신 '피터-야곱 교회'(Petrus-Jakobus-Kirche)는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 Württemberg) 주의 칼스루에(Karlsruhe) 시에 건축된 참으로 아름다운 전원형 교회입니다. 저희도 본받고 싶은 훌륭한 모델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규모와 목회의 성격과 건축디자인 상의 한계와 기타 비용의 문제, 그리고 교회의 교단과 관련된 정체성의 문제 등의 이유로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저희 교회에서도 이미 첨단과 신창지구에 개척교회를 설립하였고, 이제 70주년 기념 교회도 개척을 준비하고 있으며, 남미와 필리핀 등지에도 선교교회를 개척하여 열심히 봉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서 저희 교회에서는 지난 1995년에 이 지역 교회에서는 최초로, 그리고 전국에서는 서울 사랑의 교회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장애인 주일학생들을 교육하는 '사랑부'를 설립하여 운영함으로써 장애인 교육의 선구자이자 귀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 이후 파라과이, 멕시코, 일본, 그리고 '월광교회'와 최근에 동명교회 부목사 출신 박하성 목사님이 개척하신 '숨, 쉼이 있는 교회'에 이르기까지 총 10개 이상의 사랑부 주일학교를 국내외에 개척하고 보급시켰습니다. 또한 1999년에는 광주동명고등학교를 설립하여 제도권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해 오고 있음도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끝으로, 현재 신축중인 교회에는 가능한 최대한의 주민친화적인 조경을 도입해서 '지역과 함께 어울리며 호흡하는 교회'로서의 면모를 보여드리도록 준비하겠습니다. 후에 부족하게 될지도 모르는 주차장의 문제 역시 지역의 환경을 더 이상 파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새로운 방법을 간구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께서 분명히 해결의 방법을 주실 줄로 믿습니다.
그리고 약 50년 만에 새로 지어지게 될 이 건물은 좋은 재료와 견고한 공법을 이용해서, 향후 100년을 내다볼 수 있도록 튼튼하게 짓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앞으로 1년 반, 또는 길게는 2년 동안의 상호 불편함에 대하여 좀 긴 호흡으로 견뎌 주시기를 다시 한 번 간절히 앙망하는 바입니다. 조만간 빠른 시간 내에 얼굴을 뵙고 남은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하며, 부족한 저의 글을 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8월 28일 새벽
광주동명교회 김철수 시무장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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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함께 어울리는 광주 동명교회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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