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리 역카이리역 광장과 택시 승강장
신한범
'삐끼'들이 시지앙까지 택시를 권합니다. 버스는 자주 있지 않으며 다섯 명인지라 택시비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대략적인 버스비를 알고 있었기에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하고 택시에 올랐습니다. 세상에는 고수와 하수가 있습니다. 하수는 한 수 앞도 판단하지 못하고 고수는 몇 수 앞을 예측하겠지요. 자신이 고수라고 생각하면서도 번번이 당하는 어리석음을 겪는 것이 하수입니다.
120위안에 두 대의 택시를 빌리기로 하였습니다. 출발과 동시에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친절한 기사의 음성은 도심에서 벗어날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택시를 탈 때 까지만 해도 '갑'이었는데 출발하자 '을'로 바뀌었습니다. 차는 점점 인적이 뜸한 시골길로 접어들고 기사의 고성은 클라이맥스에 도달하자 결국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결국 처음 합의한 요금의 두 배를 지불하고 카이리에 도착하였습니다. 아마추어가 프로 선수를 이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지요.
전기장판의 감동
시지앙에 도착하였습니다. 귀주성에 자리 잡은 묘족 마을 중 가장 큰 시지앙은 '천호묘채(千戶苗寨)'라 합니다. 마을에는 5000여 명의 묘족 주민들이 전통을 보존하며 살고 있습니다. 마을은 하천을 중심으로 산기슭을 따라 위쪽으로 형성되었습니다. 기와를 얹은 목조 건물이 고즈넉한 모습입니다. 더구나 비수기라 마을 전체가 텅 빈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