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전문 윤근혁 기자
양성윤
그를 인터뷰하기로 한 지난 19일은 엄청 추웠다. 워낙에 바쁘기로 유명해서 약속 잡기도 어려워 사정하다시피 하여 겨우 약속을 잡았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다. 그날은 서울시 의회에서 학생인권 조례를 처리하는 날이어서 약속한 시간이 되었는데도 나오지를 않는다.
"막 표결을 앞두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한 지가 한 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나타났다. 그나마 학생인권조례가 원안대로 가결되었다는 소식을 기사로 마무리하고 왔다기에 찬 바람 맞으며 거리에 서 있었던 시간을 보상받을 수 있었다.
서울 신문로에 있는 서울교육청 근처의 허름한 식당에서 저녁 겸 안주 겸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단골 수상자인데 이번이 몇 번째냐"는 첫 질문에 "너무 많이 받아서 셀 수가 없다"고 했다가 거만해 보인다는 핀잔을 듣자마자 곧바로 수정에 들어갔다. "처음 수상을 한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정확하게 기억할 수가 없다, 상을 받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횟수를 세어보지도 않았다"라고 수정해달라고 생떼를 쓴다.
생긴 것만큼 우직한 '불곰' 기자그는 자신을 '불곰', 그것도 '까칠한 불곰'이라고 소개한다. 우습게도 줄이면 "까불"이다. 약간 미련해 보이기도 하지만 뭔가 한 방이 있는 듯한 인상의 불곰이 자신의 이미지와 맞아서 이 닉네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래서 <오마이뉴스> 아이디도 'bulgom(불곰)'이란다.
교대 졸업하고 초등교사 하다가 교육기자 하고, 교육기자 하다가 초등교사 일을 하고…. 현재 그는 학교를 휴직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기관지인 <교육희망> 파견기자로만 근무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오마이뉴스>에서만 '특종상' 15회, '올해의 뉴스게릴라' 2회를 비롯, '2008 특별상', '명예의숲 으뜸상', '2월22일상', '특별상', '이달의 뉴스게릴라' 등을 고루 수상했다.
"상을 이렇게 자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상 받을 자격은 있다고 생각한다.(하하) 눈에 보이는 것을 있는 그대로 써야 한다. 살아 움직이며 실천하는 진짜 기자가 되자는 생각으로 일한다"고 또 넉살이다. 상을 받게 된 것은 전화로, 페이스북으로 쓸 거리를 알려준 독자들 덕분이라는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는다.
오연호 대표를 존경해서 <오마이뉴스>에 들어왔고, 창간 한 달 뒤 쓴 첫 글로 원고료 1만 원을 받은 것으로 인연을 맺었다. 글을 쓰면 실어주는 시민기자 시스템이 좋아 기사를 쓰다 보니 반응도 바로 나오고, 원고료도 주고 해서 써온 것이 1000개를 넘어섰다. 그는 이 정도로 다작(多作) 기자이고, 으뜸과 오름 기사를 가장 많이 쓴 기자로 알려져 있다.
그의 기사에는 '단독', '발굴'이라는 머리말을 달고 있는 것이 많다. 이른바 '특종' 전문기자이다. 그런데 이런 머리말을 편집부에서 붙이는 줄 알았더니 본인이 직접 붙인 거란다.
특종을 많이 하는 비결은 '헝그리 정신'이다. 교육기자 일을 20년 정도 막 열심히 하다 보니 교사, 학부모 등이 제보를 해 오는데, 이것이 특종의 원천들이란다. 많은 제보자를 가진 자기는 '부자 기자'인데, 몸동작이 느려 제때 기사화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오히려 독자들에게 죄송함을 표하는 겸손함까지 갖추었다. 이것도 넉살?
그는 교사인가, 기자인가? 애매~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