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스포츠TV 홈페이지
아랍 각국이 경쟁처럼 미디어에 투자를 하여 나라마다 여러 개의 유사한 방송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두바이 미디어시티에는 CNN과 로이터 중동지역본부는 물론 그 건물들 옆으로 사우디 MBC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가 하면 그 유명한 알 자지라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 본부를, 수니 이슬람을 대표하는 알 아라비아 방송은 아부다비에 각각 지국을 두고 있다.
30여 개에 달하는 아랍 국가들이 같은 언어와 같은 이슬람 문화 속에서 생활한다는 사실이 미디어에 끼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리모트 컨트롤을 손에 쥐기만 하면 수 백개에 달하는 동일 언어의 방송을 안방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나라와 나라 방송과 방송을 넘나들며 자유자재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두바이 스포츠 TV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예상과 달리 모두 아랍어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니 아랍 국가간 미디어 세계의 경쟁은 가히 점입가경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사우디의 세계적인 부호 왈리드 왕자가 미디어 시장에 뛰어든 것도 어찌보면 바로 이런 거대한 시장의 매력을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세계적 군웅이 할거하는 중원의 무림에서 단연 눈에 띄는 방송 하나가 있으니 다름아닌 두바이 방송이다.
두바이 방송은 뉴스와 드라마를 전문으로 다루는 '두바이 TV', 스포츠 전문 '두바이 스포츠 TV', 영화 전문 '두바이 원 TV'로 분류되는데 이 중에서도 단연 기자의 눈에는 스포츠 TV의 역할이 돋보인다.
사우디나 아부다비 스포츠 채널은 시간에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의 방송을 축구와 농구 경기 등 구기 종목으로 채운다. 근래 들어 자동차 경주, 곡예 비행, 스피드 보트 등의 경기도 간간히 보여주고 있지만 어떤 때는 이 채널이 축구전용 채널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두바이는 출발부터가 다르다. 두바이 스포츠 채널을 돌리면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고서는 축구 경기를 보기가 쉽지 않다. 대신, 체조 및 육상 경기,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사격, 승마, 수영 등 장차 수년 내 두바이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리는 분야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프로그램들이 줄을 지어 제작되고 편집된다.
소니 전자가 미국의 어린 아이들을 자사의 잠재고객으로 발굴해 내듯 두바이 정부는 두바이 거주민들의 체육적 소양을 정부가 소유한 채널을 통해 일찌감치 발굴하여 특수 교육의 장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출발 휘슬이 울리기 무섭게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입수하는 자세의 두바이 학교 선수들을 아부다비 학교 선수들이 따라 잡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싶다.
아부다비 거리에서 발견한 두바이 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