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로고
두바이가 바다로 하늘로 치고 나가는 사이 아부다비는 땅속에 묻힌 보물을 찾아내는데 신경을 곤두세웠다.
일찌감치 바레인에 지역 본부를 두고 걸프 일대를 샅샅이 조사하고 다니던 영국에 의해 아부다비에서는 60년대 후반 들면서 기름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땅 속에 묻힌 검은 원유를 채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돈으로 되돌려 받기 위해서는 탐사와 채굴을 시작으로 수십개에 이르는 굵직굵직한 공정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회사를 만들다 보니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 그룹(ADNOC)은 현재 16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아부다비 최대 재벌 그룹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6개의 집단으로 구성된 ADNOC(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은 일일 생산량 150만 배럴에 총매장량 978억 배럴로 전세계 매장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20대 후반의 과장급만 되어도 웬만한 한국 회사의 대표이사도 넘보기 힘든 최고급 승용차를 몰고, 사업 제휴 희망자들이 세계 각국에서 찾아들어 최소한 2~3개의 별도 명함을 갖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이 회사는 특별히 기술이 필요한 부서가 아니고는 대부분의 부서가 아부다비 현지 인구를 정책적으로 우선 채용하고 있다.
매년 정월이 되면 신년 인사차 찾아오는 세계 각국 사절단 속에 내로라 하는 한국 재벌 정유사 대표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ADNOC의 위상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ADNOC 자회사들은 또 여러 개의 방계 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여기에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납품하기 위해 제일 먼저 거쳐야 할 단계가 벤더 등록 절차이다. 등록만 시켜주면 수억원을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돈다. 공들여 등록을 한다고 한들 기술 경쟁에서 월등하지 않으면 엄청난 규모의 뒷돈을 다시 지불해야 기회가 주어지는데도 말이다.
전편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밝힌 바와 같이 아부다비 전체 인구의 10%에 해당되는 인구 20만 정도와 아부다비의 원유 매장량 978억 배럴을 단순 비교해 본 결과 개인에게 돌아가는 원유가 4만 8900배럴 즉 300만불(30억원 정도)에 이른다. 세계 6위 규모의 가스전을 제외하더라도.
아부다비 사람들이 왜 고압적이고 게으르며 변화에 둔감한지를 쉽게 짐작하고도 남는다.
원유생산으로 인한 수입은 물론 원유를 통해 생산되는 부산물 규모에서도 세계 5위의 규모를 자랑한다. 예를 들어 1998년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ADNOC)와 유럽 굴지의 플라스틱 생산회사 보레알리스(Borealis)가 합작하여 만들어진 보로우즈(Borouge)는 이 분야 세계 제일을 자랑한다.
플라스틱 생산 분야에서 세계 수위를 달리는 기술과 원재료 확보 및 정치 안정 분야에서 아부다비가 가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재산업에서 세계를 호령하는 일본과 독일 등의 신소재 첨단기술이 앞 다투어 아부다비를 찾아 안 그래도 높은 아부다비 사람들의 콧대를 한층 더 높여주었다.
최첨단 나노소재 대량 생산에 성공한 일본의 연구소, 생산 전량을 수년간 구매하여 세계 시장을 독점하겠다는 일본의 공룡 상사들, 이들 회사들이 발행한 구매계약서를 근거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으로 돈을 빌려주는 일본의 은행들, 벤처 기업의 연구 성과를 세계적으로 상품화 시키는데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는 일본의 컨설턴트들, 최첨단 기술을 미국 정부에 예속시키지 않기 위해 중동을 발판으로 삼으려는 발빠른 일본인 브로커들의 천문학적 컨설팅 수입 등.
마치 한편의 잘 짜여진 드라마를 창조해 내듯 그렇게 오늘도 여전히 아부다비에서 유기적으로 엮여 돌아가는 거대 비즈니스의 뒷 배경에 바로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의 거대함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아부다비의 비정상적 모습들 대부분이 이해된다.
대통령,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 대기업 총수 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두바이를 찾아 두바이의 지도력을 칭송하고 두바이의 지혜를 배우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두바이가 가진 모든 긍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아부다비가 가진 잠재력 역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일본 교민이 1000명을 넘어선 아부다비에 우리 교민은 겨우 150명 남짓한 반면, 일본 교민이 겨우 200~300명 남짓인 두바이에 우리 교민이 1500명 넘게 산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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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기업의 창의력, 아부다비 기업의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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