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무를 제거하고 있는 조사팀.강기희
@BRI@지난 이틀 동안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 자락의 바람은 차고도 싱그러웠다. 하늘은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랬고 가끔씩 떠다니는 흰 구름은 바쁜 걸음을 한결 여유 있게 만들었다.
환경단체 녹색연합과 정선지역의 시민단체인 정선문화연대는 지난 1월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가리왕산 자락에서 불법 밀렵 도구 제거와 야생동물 서식지 실태 조사를 했다.
첫날인 30일 오후부터 시작한 올무 제거 활동은 가리왕산이 불법 밀렵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올무는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서부터 발견되었다. 잡목 숲으로 들어가자 올무는 더 많았다. 동물들의 배설물이 있고 이동 통로라고 짐작되는 곳은 어김없이 올무가 설치되어 있었다.
"동물들이 갈 곳이 없네요."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박정운 국장이 가슴을 쓸어 내리며 말했다. 그는 전국의 산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많은 올무를 발견하기는 처음이라 했다. 올무는 철사로 만들어져 있으며 토끼를 비롯해 오소리나 너구리 등의 동물을 잡는데 쓰이는 밀렵도구이다. 철사 올무는 설치와 제작이 쉬워 밀렵꾼들이 널리 애용하는 밀렵도구이기도 하다.
녹색연합은 그동안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밀렵방지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멸종 위기종인 산양과 수달 등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백두대간의 경우 생활형 밀렵꾼보다 전문 밀렵꾼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현장을 적발해내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가리왕산은 노출된 밀렵 현장이 많다.
잠깐 사이 40여 개의 올무를 수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