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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 아침 7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구정문 앞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모여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시작 했습니다.
▲ 불법파견 철폐 8월 25일 아침 7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구정문 앞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모여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시작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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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만일까요? 지난 2004, 2005년 노동부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 하청업체는 모두 '불법파견'이라고 판정 내렸을 때 저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위원회가 발족했고 곧이어 비정규직 노조가 탄생했습니다. 비정규직 노조는 사활을 걸고 시위를 했습니다. 불법파견 판정이 났으니 정규직으로 전환 시키라고 주장하며 우리는 힘차게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2007년 1월경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그 후 불법파견 문제는 서서히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비정규직 노조는 있었지만 1800여 명에 이르던 조합원 수도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해마다 임금과 단체협상만 했습니다. 불법파견 문제는 더이상 거론의 여지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7월 22일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 터졌습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이던 최병승씨에 대해 대법원이 '불법파견에 의한 부당해고'라고 판결했다는 내용이 순식간에 전국에 퍼졌습니다. 그 사실을 접한 저도 다시 희망에 부풀기 시작했습니다.

불법파견에 의한 부당해고, 저도 해당된 답니다

출근하다말고 우리가 있자 출근을 멈추고 시위에 동참하는 노동자도 있었습니다.
▲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불법파견 철폐 외침 출근하다말고 우리가 있자 출근을 멈추고 시위에 동참하는 노동자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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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여러 경로를 통해 저도 그 대상에 포함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저는 2000년 7월 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내 하청업체를 통해 공장에 들어가 일하다 2010년 3월 15일자로 정리해고됐습니다. 구파견법 6조 3항을 보면 2007년 7월 1일 이전 2년 경과자에 대해서는 고용의제가 법률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입니다.

대법원도 이 내용을 가지고 "원고 최병승은 그 입사일인 2002년 3월 13일부터 2년이 경과된 이후에도 참가인에 의하여 사용되다가 2005년 2월 2일 그 소속 사내협력업체로부터 해고된 것이므로,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의하여 2004년 3월 13일부터 참가인이 위 원고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판결 내렸던 것입니다.

울산노동법률원 장석대 변호사와 간담회 시간에 가서 물어보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해당되느냐고요. 장 변호사는 해당된다고 했습니다. 이미 입사일의 2년 후부터 이미 정규직으로 인정되므로 2010년 3월 15일자로 불법파견업체장에게 제출한 강제사직서는 무효라고 했습니다. 상담하면서 강한 희망이 생겼습니다.

6년 만에 다시 선 울산공장, 일터로 가고 싶습니다

현장투쟁단은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들자며 구성된 조직입니다.
▲ 현장투쟁단 소식지 1호 현장투쟁단은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들자며 구성된 조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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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변호사는 제가 2가지를 현대자동차에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는 근로기준법 8조에 있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금지 법률을 적용해 체불임금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요, 또 하나는 불법파견된 비정규직 노동자이므로 정규직으로 전환 시켜 줄 것을 요구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불법파견 판결 이후 한 달이 넘도록 현대자동차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얼마 전에는 2공장에 다니는 비정규직 노동자 66명을 정리해고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다시 행동해야겠습니다. 며칠 전 마침 '비정규직없는 공장만들기 원하청노동자 현장투쟁단'이 발족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25일 오늘 아침 소식지 1호를 배포하면서 구정문에서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항의 시위를 했습니다.

6년 만에 다시 서는 항의시위여서 그런지 좀 서먹하긴 했습니다. 그래도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판정이 난 데다가 이제 정규직 전환이라는 희망까지 생겼으니 이런 시위를 마다 할리가 없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선전물 배포하고 시위에 동참하느라 몸은 조금 피곤하지만 마음은 홀가분합니다. 대법원이 판결한 대로 현대자동차가 불법파견 문제를 하루 빨리 매듭 지었으면 합니다.

2010년 정리해고 된 후 저는 백수로 지내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정규직 전환하여 출근했으면 좋겠습니다. 일하고 싶습니다.
▲ 저도 함께 시위에 참석 했습니다. 2010년 정리해고 된 후 저는 백수로 지내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정규직 전환하여 출근했으면 좋겠습니다. 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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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불법파견, #현대자동차,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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