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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유류오염사고 2주년 보고대회가 열린 군청 대강당 앞에 전시된 '태안기름유출 2년의 기억' 작품. 기름을 둘러쓴 새의 모습을 아크릴화로 그린 이 작품의 제목은 '기름새'다.
▲ 기름새... 태안 유류오염사고 2주년 보고대회가 열린 군청 대강당 앞에 전시된 '태안기름유출 2년의 기억' 작품. 기름을 둘러쓴 새의 모습을 아크릴화로 그린 이 작품의 제목은 '기름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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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이슈가 발생하면 현장을 찾아가 그림으로 아픔을 함께하는 현장 위주의 작품활동을 주로 하고 있는 민족미술인협의회(이하 '민미협') 소속 박용빈씨(충남 민미협 사무국장)가 7일, '유류오염사고 2주년 보고대회'가 열린 태안군청 대강당 입구에서 '아! 태안, 태안기름유출 2년의 기억' 작품 전을 열었다.

하지만, 강당 앞에 놓여있는 그림을 감상하는 주민들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았다. 아마도 그날의 악몽을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개인전을 연 박씨에게 다가와 "지금 태안의 모습이 어떤지 아느냐"며 따져물었고, "직접 현장에 가보고 그린 그림이냐"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에 전시한 박씨의 작품은 총 17점으로 박씨가 기름유출 이후 태안 곳곳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관찰한 작품과 태안의 아픔이 서려있는 사진을 보고 그린 작품 등을 캔버스에 아크릴화로 사실적으로 그려내 눈길을 끌었다.

'태안기름유출 2년의 기억' 작품 전시회를 연 박용빈씨가 '태안의 눈물'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태안의 눈물 앞에선 박용빈 화가 '태안기름유출 2년의 기억' 작품 전시회를 연 박용빈씨가 '태안의 눈물'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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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씨는 기름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드는 굴양식장과 기름이 파도를 이루고 있는 '블랙웨이브', 기름에 뒤덮인 기름새 등의 작품과 123만 자원봉사자들이 인간띠를 만들어 방제작업하는 모습을 담은 '구름포의 감동', '희망을 긷는 사람들' 등 희망의 메시지도 그림으로 담아냈으며, '삼성타도'라는 머리띠를 두른 할머니의 모습이 담긴 '태안의 분노'라는 그림을 통해 무책임한 삼성에 대한 태안주민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박씨는 "이해관계에 따라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이 예민해 작품을 그리는 동안 고민이 많았다"며 "특히, 작품 제목 하나하나 정하는데도 민감한 반응을 우려해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박씨는 또 "지난해에도 안면도 백사장 해수욕장에서 '태안환경살리기 깃발 걸개 전시회'를 열었고, 오늘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혼자서 준비했는데 지난해에는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해 현장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등 작품제작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고 작품준비기간 동안의 어려움을 토로한 뒤 "주민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염려도 됐지만, 오늘 행사가 그림주제와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하에 행사장 앞에서 전시회를 열기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박씨의 개인전인 '태안기름유출 2년의 기억' 전시회는 6일과 7일 태안군청을 시작으로 오는 15일~25일까지 대전도시철도 대전역 전시관에 이어 26일~31일 다시 태안문화예술회관으로 찾아갈 예정이다.

가해자 삼성타도를 외치는 머리띠를 두른 할머니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그려냈다.
▲ 태안의 분노 가해자 삼성타도를 외치는 머리띠를 두른 할머니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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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기름유출사고2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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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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