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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후보에 이어 손학규 후보가 "조건없이 경선 참여"를 선언하면서 불법·부정 선거 의혹을 둘러싸고 파국으로 치닫던 대통합민주신당(이하 신당) 경선이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2일 이후 거듭됐던 파행이 일주일만에 끝났지만, 이미 상처투성이인 경선이 어느정도 힘을 받게될 지는 미지수다. 노무현 대통령 명의도용에 대한 경찰 수사, 부정 선거인단 전수조사 등 파행의 불씨도 여전히 남았다.

 

[손학규] "조건없이 경선 참여... 당 지도부, 의지 보여달라"

 

손학규 신당 대선 예비후보는 9일 "오는 14일 경선에 조건없이 참여하겠다, 승리를 확신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손학규 후보는 이날 영등포 신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에게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주어야 할 당이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데 대해 창당 주역으로서 더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14일까지 진행되는 당 경선 일정에 대한 복귀도 약속했다.

 

손 후보는 특히 "만약 (대통령 후보가) 안 되더라도 결과에 끝까지 승복함은 물론 대선 승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 바치겠다"며 "제가 경선에서 패하면 승자가 누가 되든 후보를 위해 어떠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라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수행원이 되어달라고 하면 전국을 함께 누비며 대선 승리를 이뤄내겠다"며 "정동영·이해찬 후보와 어떤 위치에서건 함께 힘껏 뭉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학규 후보는 또 "당 지도부에 한 가지만 요청하겠다"며 "이번 경선과정에서 나타난 잘못된 점을 고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이재정 통일부장관의 선거인단 명의도용 문제에 대해서는 "경위나 상황이 어떠했든 이 장관과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손 후보는 "뭔가 찜찜하면서도 대안이 없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일시적으로 가 있는 중간층·중도개혁 세력들을 제가 다시 우리 편으로 만들수 있다"며 경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제가 신당의 대통령후보로 결정되면 즉각 민주당 후보, 문국현씨와 후보단일화에 나서겠다"며 "수구냉전세력에 맞설 수 있는 민주평화개혁, 미래세력의 단일후보를 만드는데 제가 갖고 있는 어떠한 기득권도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손학규 후보와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경선 결과에 승복... 후보 수행원도 하겠다"

 

- 조건없이 14일 경선에 참여한다고 하면서 당 지도부에 불법·부정 경선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또다시 다른 입장을 취할 수도 있나?
"제가 말씀드린 그대로다."

 

- 최근 손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신당 경선 파행과 관계가 있다고 보나?
"경선과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실망 드리는 데 대해 저는 대단히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 그런 책임을 느끼는 만큼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 조직동원 선거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 선대본을 해체하고 자발적 자원봉사 조직으로 선거를 뛰고 있다. 국민경선의 참뜻을 살리기 위해 가두에 나가서 휴대폰 선거에 대한 홍보를 벌이고 있다."

 

- 경선 이후 손 후보의 정통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는데.
"제가 오늘 모든 것을 다 말씀드렸다. 조건없이 경선에 참여하고 끝까지 승복하겠다고 했다."

 

- 왜 조건없이 참여를 결정했나?
"국민들로부터 우리 정치가 조금이라도 신망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국민들이 싸우는 모습 지겨워하고,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정치권 전체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당의 정신을 살려, 대통합의 정신, 대화합의 정신으로 우리 경선과 대선을 치러나가야 된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모든 불법과 부정과 타락을 그대로 용인하겠다는 것이냐? 구태정치로 그냥 선거를 끌고 나가겠다는 것이냐? 여러분들이 그 뜻이 아님을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제가 이런 입장과 소견을 밝히는 그 자체가 새로운 정치, 깨끗한 정치를 위한 몸부림이란 것을 여러분들은 잘 아실 거다."

 

- 경선 전후 불법·부정 선거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와도 문제제기를 안 할 것인가?
"대통합의 정신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고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자세가 저의 입장표명이고 저의 호소다. 이러한 뜻과 호소를 당 관계자들이 십분 이해하실 거다. 그 뜻을 이해해서 당이 취할 일이 뭔지, (후보) 당사자들이 취해야 할 것이 뭔지 잘 알 것이다."

 

[정동영] "네거티브 않겠다... 후보끼리 무한대화하자"

 

정동영 후보도 손 후보와 같은 시각,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후보는 "'저러다 경선 판 깨지는 것 아니냐, 한나라당보다 더 심하다, 이래서 무슨 희망이 생기겠느냐'는 국민들의 말씀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국민 여러분께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후보는 '적극 양보' '적극 대화' '무한협력' 등 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특히 정 후보는 "대통합은 포용과 배려의 정치다, 오늘부터 네거티브를 안 하겠다"며 "할말이 많았지만 판이 깨져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에서 적극 양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또 "단순히 경선구칙의 보정 수준을 넘어서 세 후보의 대화가 필요하다"며 "상처받은 정당을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등에 대해 무한대화·산상대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손학규 후보가 '수행원'을 얘기했다면 정 후보는 '문지기'를 꺼내들었다. 정 후보는 "이해찬 후보나 손학규 후보가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문지기라도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날(8일) 이해찬 후보의 경선 복귀 선언에 대해서는 "제가 믿었던 대로 개인의 작은 이해관계가 아니라 당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결단해 주신데 대해 감사한다"면서 "우리는 적이 아니다. 목적지에 도달해야할 동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동영에게 죄가 있다면 지난 경선에서 1등을 한 것"이라며 "역지사지 해보면 제가 1등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두 후보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뼈있는 말도 남겼다.

 

"죄가 있다면 1등한 것... 내가 지면 문지기라도 한다"

 

다음은 정동영 후보와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 무한대화를 제안했는데, 구체적으로 다른 후보들에게 제안했나?
"재야 어른들에게, 함세웅 신부에게 부탁을 드렸다. 신당의 좌초 위기에 걱정을 많이 하신다. 그래서 재야원로분들이 함 신부에게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제안했다. 오충일 대표가 만들어주셔도 좋고, 서로 못 만날 일이 없다."

 

- '네거티브를 않겠다'는 뜻은 의혹제기 등을 안 한다는 것인가?
"세 후보 모두 손해봤다. 더 중요한 것은 당이 치명타를 없었다. 치명상을 입었다. 승자가 아무도 없지 않나. 사실관계 왜곡은 적극 해명하겠지만 대응하지 않겠다. 그 분들께 세 가지 원칙을 계속 호소하겠다. 정동영도 정치개혁 12년에 엄청난 상처 받았다."


태그:#손학규 지지, #정동영, #이해찬,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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