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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후보 경선판 자체가 깨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해찬 후보가 경선자체는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이 후보는 8일 오전 캠프사무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경선 참여는 전제된 것"이라면서 "오늘 대구연설회는 사람들이 수백명씩 모이다보면 해프닝 생기고 할 것 같아, 현지에서는 안 내려오는 게 좋겠다는 말들이 있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뽑히더라도 인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인정해야지 어떻게 인정 안하느냐"면서 "법적인 문제가 있고, 정통성이 없다고 한 것이지 후보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경선에 불복 절차가 있느냐"면서 "그런(경선불복할 것이라는) 표현자체가 구태정치의 표현이고, 그런 발상을 아직도 하고 있으니까 지금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경선이 끝난 뒤에 정 후보 측의 불법경선의혹 등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겠다"면서 "저는 지금까지 선거가지고 소송을 낸 적도 당한 적도 없다.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안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재차 "지지자들이 하는 것까지야 어떻게 할 수 없겠지만, 캠프에서 그런 법률적 쟁송은 안 한다"면서 "다만 현재까지 해온 과정 자체로 문제가 발생한다는 말을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은 인정하되 내년 총선 공천제도는 고쳐야 한다"

 

그러나, 명확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은 분명하게 강조했다.  이 후보는 "명의도용과 중복가입 등을 가려내기 위한 전수조사는 반드시 해야 하며,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는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우리가 민주와 개혁을 기치로 내걸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민주진영 전체의 위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경선은 인정하는 대신 내년 총선을 위해 공천제도를 고치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신당 경선보다 낫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기도 했다. 대선을 위해 급조된 당으로서 선거관리 능력이 떨어지는데도 과도한 목표를 잡았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이 후보는 "대리접수가 허용돼 있어서 후보 등록을 안 하려고 하다가, 통합거부하는 것으로 비쳐질 것 같아 등록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고쳤어야 한다. 내 과오다"라면서 "당지도부는 경험이 없어서 이 문제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또 "한나라당은 토론과정에서 시끄러웠고 투표에서는 안 그랬는데, 우리는 거꾸로 됐다"면서 "국민경선을 하려면 접수를 당에서 받는 게 맞다"고도 말했다.

 

"경선실패로 시너지 나기 어려워졌다" 대선 위기감

 

대선에서의 위기감도 드러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경선이 실패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한나라당 후보는 한 방이면 간다"는 자신감을 보여온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는 현재의 상황을 '민주주의의 위기', '민주평화세력 몰락의 징조'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특히 정 후보측의 경찰 압수수색 거부에 대해, 1988년 '서경원 의원 방북사건'때 당시 평화민주당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응을 비교하면서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검찰이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내걸어 강제구인에 나섰음에도 김 전 대통령은 당원들의 극력 반대속에서도 공권력 집행을 인정해, 자진출두 형식으로 조사를 받았던데 비해, 정 후보는 법집행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경찰수사의 배후에 있다는 정 후보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하는 시대"라면서 " 아직도 우리 사회가 그런 수준이라고 인식한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정 후보)의 한계"라고 반박했다.

 

이어 "영장집행하는 시점에 캠프사무실에 있었는데,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도 연합뉴스 속보 보고 알았다"면서 "이런 것을 보고 공작정치라고 한다든가, 노심이 개입돼 있다든가 하는  그런 정도 인식 갖고 어떻게 국민들에게 민주정부 만들겠다고 하겠느냐"고 정 후보를 비판했다.

 

"경선불복 이인제, 단일화 하겠나?"

 

신당 후보 확정 후 이른바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전망했다.

 

이인제 후보에 대해서는 "경선도 불복한 사람인데 단일화가 되겠느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고,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에 대해서도 "더 가봐야 한다"면서 "정치는 개인이 아니라 진영이 하는 것인데, 아직 문 전 사장쪽은 진영이라고 하기는 어렵지 않느냐"고 평가했다.


태그:#이해찬,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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