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수원지역 18개 시민단체 관계자와 회원 등 50여명은 5일 오전 수원시청 정문 앞에서 '시간외 수당 비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부당하게 지급된 수당의 환수와 관련 공무원 징계 등을 요구했다.
ⓒ 수원경실련 제공
"수원시장 무책임한 모습, 수원시민 분노한다."
"부당 초과근무수당 333억원을 환수하라."


5일 오전 수원시청 정문 앞. 수원경실련·수원여성회·다산인권센터·경기민언련 등 수원지역 18개 시민단체 관계자와 회원 등 50여명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시를 향해 이 같은 규탄구호를 소리 높이 외쳤다.

최근 불거진 수원시 공무원들의 '시간외수당 부정수급' 비리 사건에 분노한 수원지역 시민단체들이 수원시에 부당하게 지급된 시간외수당 환수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권인철 수원KYC 사무국장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초과근무시간을 대리 기재하는 방법 등으로 333억원의 시간외수당을 부정 수급한 수원시와 공무원들을 강력히 규탄하고, 구체적인 환수대책 마련과 비리 공무원들의 중징계 등을 요구했다.

'수당 비리' 해결 않으면 주민감사청구-주민소송 추진

@BRI@특히 시민단체들은 수원시가 수당비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을 경우 시민들과 함께 주민감사청구와 주민소송 등을 추진해 부당하게 지급된 시민혈세를 환수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기자회견은 허윤범 수원참여예산연대 사무국장의 수원시 초과근무수당 조작 및 부당 지급 상황보고에 이어 시민단체 대표들의 규탄발언, 성명서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최인수 수원경실련 대표는 규탄발언에서 "수원시가 시민의 혈세를 부당하게 지급한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규정, "이에 연루된 공무원들은 관련법에 따라 징계 등 처벌을 받아야하며, 부당하게 지급된 수당은 당연히 환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현 경기민언련 사무처장은 "수원시 공무원들의 범죄행위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고 수원시민으로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포문을 연 뒤 "이번 시간외수당 비리 사태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혈세 부당 지급은 명백한 범죄... 법에 따라 처벌돼야"

이어 "복무관련 부서 책임자도 대리 기재로 시간외수당을 부당하게 받은 것으로 미뤄볼 때 수원시장의 묵인 아래 불법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수원시의 도덕불감증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시민단체들이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부당 지급된 시민세금을 환수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이번 비리사건에 대한 수원시의 조치가 미흡할 경우 시민들과 함께 주민감사청구와 주민소송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단체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수원시 공무원들이 초과근무일지를 대리 기재하는 수법으로 수원시민의 혈세 333억원을 부당하게 수령할 때까지 관련 부서와 시의회는 무얼 했느냐"고 날을 세웠다.

또한 "시간외근무 수당 부정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전자시스템 도입을 위한 예산까지 편성해 놓고도 시스템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공무원들의 초과근무일지 대리 기재를 조장하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도하사태의 기억이 가시기도 전에 비리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수원시장은 현재까지 어떠한 입장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면서 "2000여 공무원의 수장이자 100만 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의 무책임한 모습에 분노와 실망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 수원시 공무원들의 '시간외수당 비리' 규탄 기자회견에서 상황보고와 규탄발언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 관계자들. 왼쪽부터 이주현 경기민언련 사무처장, 허윤범 수원참여예산연대 사무국장, 최인수 수원경실련 공동대표.
ⓒ 수원경실련 제공
"수원시장 무책임에 분노·실망, 책임 있는 자세 보여라"

따라서 이들은 "수원시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뒤 ▲부당하게 지급된 시간외수당 환수 ▲비리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징계 ▲재발방지대책 수립에 시민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시민단체들은 수원시의회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시민의 대표로서 수원시정을 올바로 감시하고 견제하지 못한 수원시의회도 이번 비리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겨냥했다.

특히 이번 '수당비리' 사태 소관 상임위인 자치기획위원회(위원장 명규환, 한나라당)가 5일 관광성 해외연수를 떠난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은 "그들에게 실망을 감출 수 없다"면서 "앞으로 의정평가에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날 자치기획위원회 소속 의원 8명 가운데 윤경선 의원(비례대표,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7명은 공무원 4명과 함께 오는 12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그러나 이들의 이번 해외연수는 대부분 관광일정으로 짜여 관광성 외유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시민단체 대표 8명은 김용서 시장을 면담하고 대책마련 등을 촉구하기 위해 시청 본관 2층에 있는 시장실을 찾았으나 김 시장이 일정관계로 자리를 비워 면담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박래헌 비서실장에게 요구사항을 담은 성명서를 대신 전달하고, 이행을 요구했다.

▲ 수원지역 시민단체 관계자와 회원들이 수원시를 규탄하는 각종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든 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수원경실련 제공
시장 비서실장 "시민단체 요구를 겸허하게 수용하겠다"

이와 관련해 박 실장은 "시민단체의 요구를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시장과 시민단체 대표들 간의 면담 가능성 여부를 묻자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예정된 일본 방문 이후 적당한 시기에 면담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실장은 '수당비리' 파문과 관련해 시민들에 대한 시장의 공식적인 사과나 입장표명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계획된 바 없다"면서 "홈페이지에 올린 공보관의 사과문을 시장의 입장표명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이 사과문을 지난 2일 삭제했다.

한편 김용서 시장은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공무원(10명), 시의원(5명), 기업인(9명) 등 24명과 함께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 삿포로를 방문해 이 지역 겨울축제인 '얼음조각 세계대회'를 참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부 지역언론에서는 수원시 공무원들의 '시간외수당 비리' 사건으로 지역사회에 큰 파문이 일고 있는 상황인데도 시장이 이를 외면하고 해외방문에 나선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국제통상과 관계자는 "일본 아사히카는 수원시의 자매결연 도시로 오랜 전부터 초청받은 데다, 겨울축제가 수원과 화성을 주제로 삼고 있어 부득이 시장의 일본 방문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수원을 비롯해 경기지역 뉴스를 취재합니다. 제보 환영.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