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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층아파트 건축을 반대하는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신안1리 주민들이 7일 오전 연기군청을 방문, 이기봉 연기군수와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 장재완

고층아파트 건설을 반대하는 충남 연기군 신안1리 주민들이 연기군청을 항의 방문, 연기군수와 면담하고 대학문화촌으로 개발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신안1리 주민 50여명은 7일 오전 이기봉 연기군수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군청을 방문했다. 주민들은 이 군수가 자신들과의 수차례 면담에서 '아파트단지 보다는 공원화 사업 또는 대학문화촌으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도 지속적으로 아파트건립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군수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다.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몰려들자 연기군 직원들은 주민들의 군수실 진입을 막아섰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이 배치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군청직원들 사이에 거친 말이 오가는 등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특히 주민들은 이 군수가 자신들과 한 말에 대해 책임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군청을 점거한 채 농성에 들어가겠다며 군수의 답변을 촉구했다.

1시간여의 실랑이 끝에 강수돌(신안1리 이장) 주민대표와 이 군수의 면담이 이뤄졌고, 이 군수는 강 대표가 미리 준비한 서류에 '각서'라는 말을 지우고 '군수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쓴 뒤 서명했다.

▲ 이기봉 연기군수와 면담을 마치고 나온 강수돌 신안1리 이장이 이 군수가 직접 서명한 '확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장재완
이 군서가 서명한 '확인서'는 '지난 6월 3일 주민들과의 면담에서 신안1리 개발은 아파트 단지보다는 공원화 사업이나 대학문화촌 개발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방향으로 개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강 대표는 면담 직후 "군수님이 지난 번 주민들과의 면담에서 '아파트 건설을 반대하고 공원화 또는 대학촌 건설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내용을 다시 한번 서명을 통해 확인해줬다"며 "함께 자리한 부하직원에게 '도에 서류를 올릴 때 그런 내용(이 군수 발언)으로 올리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군수님의 말을 그대로 믿겠다"며 "만일 본인이 직접 서명까지 한 이번의 약속마저 지키지 않는다면 더욱 강도 높은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또 "현재 주민들 뿐만 아니라 마을과 인접한 고려대학교와 홍익대학교 총학생회, 연기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무분별한 밀어붙이기식 난개발을 막고, 친주민적·친환경적 개발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동의, 우리의 싸움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후 군청 앞에서 준비해온 피켓을 들고 "자연훼손 투기조장 아파트단지 물러가라", "마을주민 다죽인다 아파트단지 왠말이냐"는 등의 외친 뒤 자진해산 했다.

▲ 군수와의 면담 후 군청현관 앞에서 주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장재완
반면, 연기군 관계자들은 이날 면담에 대해 '이기봉 군수 개인의 생각을 밝힌 것일 뿐 행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다'며 기존 방침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면담자리에 함께 있던 연기군 관계자는 "군수가 사인한 문서는 아파트단지 건설보다는 대학문화촌 건설이 바람직하다는 자신의 소신을 밝힌 것이지 어떤 행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도시개발과 직원도 "오늘 면담에서 나온 내용은 개인의 생각을 밝힌 것으로 법적 행정적 절차에 의해 진행되는 이 사업의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학교 서창캠퍼스와 홍익대학교 신안 캠퍼스 사이에 위치한 신안1리 주민들은 '엉터리 교통영향평가 보고서'와 '문서조작' 등을 통해 부당하게 고층아파트 건축 승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철회하고 대학문화촌으로 개발해줄 것을 연기군과 충남도에 요구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대전충남 오마이뉴스> 바로가기→http://www.dj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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