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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 마피아(코자 노스트라) 역사 연표

1860 - 시칠리아가 새로 통일된 이탈리아 왕국에 처음으로 통합되다.
1865 - 기록상 '마피아'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되다.
1893 - 한 은행인 마피아에 의한 살해된 저명 인사 제1호를 기록하다.
1901-14 - 약 80만 명 내외의 시칠리아 인들이 미국으로 이민 가다.
1909 - 이탈리아계 미국 경찰관 조 페트로시노가 팔레르모에서 살해되다.
1925-29 - 뭇솔리니가 시칠리아 섬의 일부지역에서나마 마피아를 근절시키다.
1943 - 동맹군 측 보고서에 따르면 마피아 활동 부활하다.
1945-46 - 마피아가 수십 명에 이르는 노조지도자와 좌파 정치인들을 살해하다.
1963 - 제1차 마피아 소탕전에서 7명의 경찰이 치아쿨리 지역에서 사망하다.
1970년대 - 헤로인 밀거래를 통해 마피아가 커다란 부를 축적하다. 지도적 언론인, 치안판사, 경찰 등에 대한 마피아 측의 장기적으로 계속된 살해가 이어지다.
1980 - 칸타니아 지방의 마피아 보스인 니토 산타파울라가 르노 자동차 대리점을 개설하다. 당시 이 지역의 대주교 및 경찰청장이 개점식 하객으로 참석하다.
1981-83 - 제2차 마피아 소탕전에서 쌍방간 1천 명이 사망하다.
1984 전설적인 마피아 단원인 토마소 부스체타가 변절하여 지오바니 팔콘 치안판사에게 코자 노스트라에 관한 모든 것을 폭로하다.
1987 - 팔레르모 최대규모 재판에서 344명의 마피아 단원들이 유죄 확정되다.
1992 - 폭발 사건으로 지오바니 팔콘 및 파울로 보르셀리노 판사 사망하다.

(출처: John Dickie, History of the Sicilian Mafia, Hodda, 2003 (forthcoming) )
이탈리아 총리 베를루스코니가 형사정책을 둘러싸고 치안판사들과 싸우고 있는 과정에서 초점은 시칠리아 마피아의 근거지인 팔레르모 지역보다는 오히려 밀라노 지역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들 형사 및 사법정책의 향방은 이탈리아 반도 남단의 시칠리아 마피아들에 있어서도 중대한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많은 사법개혁 조치들이라고 하는 게 실상은 코자 노스트라(시칠리아 마피아를 뜻하는 말)의 자금운용 추적을 방해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사실상 분식회계를 비범죄화하는 결과를 초래하며, 국내 재판을 위해 외국의 은행계좌 추적에서 얻어낸 증거의 사용을 극히 어렵게 하도록 만들어버린 법률이 세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작년 12월 주변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베를루스코니는 살인 및 아동소재 포르노 범죄에서부터 테러 및 마약 밀거래 관련 범죄에 이르기까지 32개 범죄유형을 망라하는 범죄인인도조약에 서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탈리아가 이 협정을 발효토록 하기 위해서는 함정이 많이 들어 있는 헌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만일 그가 이 조약을 이행하지 않거나 못하게 된다면 그것은 오히려 코자 노스트라에게 크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감옥에 있는 마피아들이 "항복"하도록 한다는 방안은 실상 코자 노스트라 발전을 위해 현재의 마피아 1인자 프로벤자노가 세운 방안의 핵심축이다. 그 의도는 엄청난 수에 이르는 감옥에 갇혀 있는 마피아 보스들과 아직도 활동 중인 마피아들간의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마피아에게 감옥에 갇힌다는 것은 항상 직업상의 모험과 위험을 수반하는 것이 된다. 지금까지 마피아의 모든 업무들은 흔히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정상적으로 처리되곤 했으며, 감옥은 마피아 사업모델이 시칠리아 섬 전체로 확산되는 싱크탱크의 역할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감옥 안에 있으면서 사업을 운영하기란 대단히 힘들게 되어 있다. 그리고 코자 노스트라가 엄청난 수의 재소자들을 지원하는데 소요되는 총경비 문제를 둘러싸고도 내부적으로 알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피아가 타협에 나선 거래방식의 상세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아직 그저 스케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마피아측이 추진하고 있는 이 '분리전략'에 따르면, 감옥에 있는 보스들은 더욱 개선된 처우를 받으며 자신의 부을 지킬 수 있게 되는 대신, 동료들에 대한 장악력은 가지지 않게 되면서, 자신들은 코자 노스트라로부터 분리되어 나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마피아계를 영원히 떠나는 대신, 감옥 밖에 있는 부하들은 감옥에 있는 이들이 하던 일을 계속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연히 이중 그 어느 것도 아직 실행에 옮겨지진 않은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계속해서 "잠수" 활동을 하며 그 사이 이탈리아 국민들은 코자 노스트라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과거의 일이 되어 버린 것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실상 마피아 단원들의 시야는 미래를 바라다보고 있다. 즉 현재 EU 측은 앞으로 6년 이상의 기간에 걸쳐 시칠리아 섬에 5억 3500만 파운드(한화 약 1조 원)를 투자할 예정으로 있으며, 2010년에 가게 되면 시칠리아 섬을 끼고 있는 유럽-지중해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현재 감옥에 갇혀 있는 마피아들이 제시하고 있는 분리전략이란 게 어떤 실체가 있다기보다는 상징적인 측면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만일 이들의 분리전략에 관한 규정들이 통과되고 통용되게 된다면, 그것은 지하세계와 정치영역간의 상호관용 협약으로서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양자의 돈독한 관계를 공고히 다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럼 과연 이탈리아 정부측이 이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 것인가? 만일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매우 모험적인 것이 될 지도 모른다. 팔콘 판사의 후임자들은 아직도 이탈리아 전국 어디서나 대단한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탈리아 정부가 코자 노스트라와 대타협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치적으로 너무 커다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한 치안판사는 마피아측의 분리전략은 "국가 측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덫"이라고 부른다. 반면 베를루스코니는 코자 노스트라의 종식을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나섰으며, 나아가 '이탈리아의 힘' 당이 시칠리아 섬에서 번영을 구가하는 '팍스 마피아'를 오래오래 연장시켜 나가게 될지도 모른다. 그는 바로 이와 같은 이런 유혹을 크게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나아가 분식회계를 비범죄화하려는 방안 역시 불가능한 일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만일 마피아 측의 분리전략에 따른 타협방안이 받아들여진다고 하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하나의 근대유럽국가가 살인을 일삼는 불법단체에게 자신의 영토 일부에 대한 통치권이라는 프랜차이즈를 넘겨주고 마는 형국이 되고 마는 셈이 된다.(끝)

덧붙이는 글 | JURIST 9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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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기자는 성균관대 정치학박사로서, 전국대학강사노조 사무처장, 국회 경찰정책 보좌관, 한국경찰발전연구학회 초대회장, 런던정치경제대학 법학과 연구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경찰정치학>,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 <경찰대학 무엇이 문제인가?>, <삼과 사람> 상하권, <옴부즈맨과 인권> 상하권 등의 저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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